상주-영천고속도로 연쇄추돌 사고 직전 승용차 1대 비상등 켜고 1차로에
사고 직후 현장 떠나... 경찰 "사고 위험 높은 1차로에 정차 이유 조사 중"

▲유재광 앵커= 오늘(18일)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생활‘에선 ’블랙아이스 추돌사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수십중 추돌사고가 있었죠.

▲윤수경 변호사= 지난 14일 오전 4시43분경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 26.1㎞ 지점에서 화물차 등 차량 20여대가 연쇄 추돌한 데 이어서 5분 후 4㎞가량 떨어진 반대쪽에서도 10여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로 모두 7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앵커= 이게 ‘도로 위 암살자’라고 불리던데 블랙아이스가 정확히 뭔가요.

▲윤수경 변호사= 블랙아이스는 도로가 투명하게 얼음으로 덮여서 운전자 눈에는 얼지 않은 건조한 도로로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고 합니다.

대기 온도가 0도 이상이어서 비로 내리다가 영하인 지표나 지표 부근의 물체와 만나면 얼어붙는 때도 있고요. 대기 중 온도가 0도 이하여도 얼지 않은 과냉각 물방울이 지표와 만나는 순간 얼어붙는 경우에 생긴다고 합니다.

블랙아이스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스파트 표면의 틈 사이로 눈과 습기가 공기 중의 매연, 먼지와 뒤엉켜서 스며든 뒤에 검게 얼어붙어 검은 색을 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블랙아이스의 얼음층이 얇고 투명해서 눈으로 이를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점인데요. 그래서 블랙아이스에 ‘도로 위 암살자’ ‘도로 위 시한폭탄’ 등의 별명이 붙은 이유입니다.

운전자들이 이렇게 시각적으로 위험을 인지하기 어렵다 보니, 블랙아이스 등 미끄러운 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요.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의 최근 5년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교통사고 상세 통계를 보면, 포장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110만7천932건 가운데 노면 습기·결빙·적설 때 발생한 사고의 비율은 10.21%였지만,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 2만1천556명 중 3천90명인 14.33%나 차지했다고 합니다.

블랙아이스 현상을 막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도로 위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염화칼슘 수용액을 살포하면 얼음이 바로 녹고 영하 30도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다시 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사고 당시 추돌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 당시 도로에는 결빙 상태가 심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게 지금 경찰조사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경찰은 14일 사고 발생 전 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 방향에서 승용차 1대가 비상등을 켜고 도로에 서 있는 모습을 CCTV로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 영상을 보게 되면 사고 현장 1차선에 승용차 1대가 비상등을 켠 채 서 있고, 차량 옆에는 탑승객으로 추정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고 하는데요.

뒤이어 오던 화물차 등이 이 승용차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갔고 이 승용차가 1차로에 서 있던 중 약 20m 뒤쪽에서 차 20여대가 연쇄 추돌했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탑승자 2명은 갓길 쪽으로 걸은 뒤에 다시 차량에 탑승해 차량을 갓길로 옮겼고 차량들이 연쇄 추돌한 직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영상에서 확인이 됐다고 하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해당 승용차가 중앙분리대와 부딪치는 단독사고가 나 1차로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하면서 "사고 위험이 높은 추월로인 1차선에 승용차가 정차한 이유와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게 어떻게 보면 사고 원인을 제공한 것인데 1차로에 서 있던 차나 염화칼슘 뿌리지 않은 관계당국, 법적 책임 같은 것은 어떻게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먼저 사고 위험이 높은 추월로인 고속도로 1차선에 승용차가 정차해 있었던 만큼 그 정차 이유와 상황을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차량의 정차가 연쇄추돌에 직접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 파악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편 고속도로를 관리·운영하는 주최인 상주-영천고속도로 주식회사를 상대로 도로 관리 실태와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특히 사고가 발생한 도로에 ‘미끄럼 방지용 염화칼슘이 뿌려지지 않았다’는 목격자 진술 등도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제설·제빙 규정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경찰은 현장에 제설차량을 출동시켰지만 ‘이미 사고가 난 뒤였다’는 운영사 측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는데 사고 당시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서 있던 차도 자기가 사고가 나서 서 있긴 서 있던 건데 어쨌든 사고 원인을 제공한 것이잖아요. 본인은 사고가 나서 서 있었고, 이 경우에는 책임을 물을 수가 있나요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본인이 사고가 나서 서 있었다고 하더라도 후속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 등을 취했는지 이러한 여부들을 충분히 봐야 할 것 같고요.

일반적으로 아시는 것처럼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가 난다고 하면 경고판이라든지 이런 장치들을 충분히 해서 후속 사고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윤 변호사도 블랙아이스 교통사고가 났었다고 제가 들었는데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방지법 이런 거 아시는 게 있으면 전해주시죠.

▲윤수경 변호사= 블랙아이스가 깔린 도로가 일반 도로보다 제동 거리가 최고 9배까지 길어지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도로교통공단에서 알려주는 블랙아이스 대처법을 참고해 보면요.

첫째로 겨울철 눈비가 내리고 영하권의 날씨가 이어지면 결빙구간이 많기 때문에 평소보다 감속주행을 하여야 합니다.

특히 블랙아이스가 자주 발생하는 아침 시간대나 다리나 터널 직후, 그늘진 도로, 산모퉁이 음지, 커브길과 같은 그늘지고 표면온도가 낮은 곳에 블랙아이스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곳을 지나실 때는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 얼어붙은 길에서 차량을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급회전하는 것을 주의하실 필요가 있겠는데요. 빙판길에서는 갑자기 브레이크를 세게 밟으면 안 되고 여러 번에 나누어 밟아 제동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번째로는 타이어의 마모상태를 점검하고 적정한 공기압을 유지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타이어의 상태에 따라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넷째로는 차량이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는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반대방향으로 꺾게 되면 제동력이 더 떨어지고 스핀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블랙아이스 사고가 운전 경력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침착하고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네,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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