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김수영 현 양천구청장 당선 후 지역기업가에 수천만원 받아... 법원 "도주 우려"
김수영 구청장, 남편 물러난 자리에 도전해 연임 성공... 부부 모두 총학생회장 출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제학(오른쪽) 전 서울 양천구청장, 이 전 구청장의 부인 김수영 현 양천구청장.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제학(오른쪽) 전 서울 양천구청장, 이 전 구청장의 부인 김수영 현 양천구청장.

[법률방송뉴스] 이제학(57) 전 서울 양천구청장이 지난 9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구청장은 김수영(56) 현 양천구청장의 남편이다. 부부가 나란히 전현직 구청장을 지낸 것도 이채롭지만, 이 전 구청장의 구속에까지 이른 혐의가 부인인 김수영 구청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으로 부부가 모두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법은 수천만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 전 구청장에 대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10월 이 전 구청장과 김 구청장 부부를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달 양천구청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구청장은 부인이 지난 2014년 6월 양천구청장에 당선된 후 지역 사업가의 사무실에서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아 부인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전 구청장은 이밖에도 지역 기업인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았고, 김 구청장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것이 대책위 주장이다.

김 구청장은 그러나 검찰의 양천구청 압수수색 당시 공식 입장을 내고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특혜를 주기 위해 금품을 제공받은 일도 없다"며 대규모 마트 입점 신청 과정에서 양천구청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 건을 법 절차에 따라 처리했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이 전 구청장과 김 구청장은 각각 1986년 서강대 총학생회장과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2010년 통합민주당 후보로 양천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죄로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고 1년 만에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하지만 이후 부인이 남편의 뒤를 이어 양천구청장에 당선됐다. 김 구청장은 지난 2011년 남편이 물러나 공석이 된 양천구청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해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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