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朴 질책에 수동적 지원"…특검 "대통령도 삼성엔 강요 못해"
이재용 "朴 질책에 수동적 지원"…특검 "대통령도 삼성엔 강요 못해"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2.0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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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 청탁·특혜 유무, 증거 채택 등 팽팽한 법리다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뇌물 공여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에 어쩔 수 없이 제공한 수동적 행위였다고 법정에서 재차 주장했다. 또한 “청탁한 사실이 없고 특혜 지원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은 6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특검측은 먼저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편승해 대통령의 직무 행위를 매수하려 적극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판단했다"며 "일반적인 강요죄의 피해자처럼 일방적으로 뇌물을 준 것이 아니고, 서로의 이익 관계에 의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에게도 삼성은 일방적으로 의사를 강요할 상대가 아니다. 상호 윈윈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만 요구할 수 있는 상대방이다”라며 “승계작업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이 필요했다”고 삼성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현안은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신규순환출자금지 등 문제는 일반적인 정부의 정책 문제”라며 "삼성은 개별 현안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에) 청탁한 사실이 없고, 그에 따른 특혜나 지원도 없었다" 반박했다.

또한 "국정농단 사태 전반을 살펴보면, 기업들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했다는 특징을 도출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대통령의 지시를 거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거절하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수동적으로 뇌물을 제공한 다른 기업들과 사정이 다르지 않음을 호소했다.

또한 "승마 지원은 대통령의 강한 질책을 받고 신속하게 했고, 마필들도 삼성 소유라고 명시적으로 표시했다가 최씨의 불만에 지원한 것"이라며 "이런 경위를 살펴볼 때 적극적 증뢰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양측은 특검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사건 수사기록, 분식회계사건 관련 증거인멸 수사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데 대해서도 공방을 펼쳤다.

특검은 "합병 등이 이 사건의 현안이 아니라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증거"라며 "승계작업과 관련해 삼성이 이 부회장의 이익을 위해 사전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니 가장 중요한 양형 사유"라고 맞섰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회계 기준 위반 여부가 쟁점인 분식회계 사건 등과 부정청탁이 있었는지를 다투는 이번 사건은 전혀 다른 사건"이라며 "수사 중이거나 1심 진행 중인 사건의 증거를 이 사건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양형에 대해서도 특검과 변호인측은 날을 세웠다. 특검은 “삼성 승계라는 개인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뇌물을 제공한 것인데, 7조원에 이르는 거액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회사 자금을 횡령해 뇌물을 제공했다”라는 점에 대해서도 죄질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특검은 이 사건을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부도덕한 유착'으로 규정하고 뇌물 제공도 조직적·계획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양형에 가중 사유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러 가지 양형 조건을 고려해볼 때 이 부회장에게 징역 10년 8개월에서 16년 5개월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측은 "특검은 피고인이 합병을 통해 최소 8조원이 넘는 경제적 이익 등을 얻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피고인 개인 주식이 아닌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합산한 것"이라며 "특검은 피고인이 언제 무슨 청탁을 어떻게 했다는 건지 지금까지 한 번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경영권 분쟁 관련해서도 “호텔롯데 상장이나 월드타워 면세점은 신동빈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등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인데 롯데 그룹의 주요 현안이라고 판단했다”며 “이 사건만 이재용 개인 현안이라고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은 전 대통령과 최씨 사이의 국정농단 중 하나일 뿐"이라며 "다수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은 수동적, 비자발적 지원을 했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이날 양측이 신청한 손경식 CJ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손 회장의 증인 신문은 다음 기일인 내달 17일 오후로 예정됐다.

손 회장의 경우 지난해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청와대에서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가 기업을 압박한 사례를 증언하게 해 이 부회측은 뇌물 공여가 대통령 지시에 따른 수동적 성격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현 기자 je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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