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행정관이 2017년 10월 스마트폰 SNS 메시지 통해 제보받았다" 설명
송병기 "시장선거 염두에 안 둬"... 2017년 하반기 이미 송철호 선거캠프 합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울산시청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제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의혹 첩보를 최초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5일 오후 3시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김 전 시장 측근 관련 첩보를 제보한 것은 양심을 걸고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송 부시장은 전날 청와대의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제보 경위 및 이첩 결과 발표 후 자신이 최초 제보자로 지목되고 '하명 수사' 관련 의혹이 증폭되자 이날 입장을 밝혔다.

송 부시장은 "시점과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7년 하반기쯤으로 기억되며 당시 청와대 모 행정관과 안부 통화를 하다 울산시 전반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시중에 떠도는 김기현 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일반화된 얘기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사건은 2016년부터 건설업자가 수차례 울산시청과 경찰청에 고발한 사건"이라며 "언론을 통해 시민 대부분에 알려진 사건이고 일반화된 내용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 행정관이라고 밝힌 A씨와는 2014년 하반기 친구를 통해 알게 됐고 당시 총리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며 "이후 가끔 친구와 만난 적 있었고, 통화도 간헐적으로 한두 번 하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저의 이번 행위에 대해 추후의 후회도 거리낌도 없으며 그 어떤 악의적인 여론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왜곡된 여론 때문에 공무원 가족들과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2분 정도 입장문만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고 곧바로 떠났다.

하지만 송 부시장의 이날 입장은 전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 내용과 배치된다.

송 부시장은 전날 한 언론에 "청와대 행정관이 먼저 물어서 답해줬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이날 송 부시장의 기자회견 전에 "누구의 말이 사실인지는 수사기관이 밝혀낼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대변인이 전날 발표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돼 근무하던 A 행정관이 2017년 10월 스마트폰 SNS 메시지를 통해 김 전 시장의 의혹 등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이를 요약·편집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내용과도 다르다. 송 부시장은 이날 '일상적인 안부 통화를 하다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라고 했다.

또 송 부시장은 이날 '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제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보 시점을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17년 하반기쯤'이라고 했는데, 그는 2017년 8월부터 송철호 당시 울산시장 후보자 캠프에 합류해 정책팀장을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선거캠프 정책팀장이 상대 후보 관련 비리를 제보하면서 선거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날 청와대 전 행정관으로 근무한 문모(52) 국무총리실 사무관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송 부시장에 대한 조사로 정확한 제보 경위 확인에 나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