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왜 전 특감반원 휴대폰을 경찰에서 압수해 갔을까... 검경 신경전 최고조
검찰은 왜 전 특감반원 휴대폰을 경찰에서 압수해 갔을까... 검경 신경전 최고조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12.04 18: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변사사건 수사 경찰이 확보한 휴대폰 '이례적' 압수수색
검찰 "고인이 사망에 이른 경위와 진상 한 점 의문 없이 규명"
경찰 "변사사건 수사 경찰 소관... 휴대폰 내용 볼 수밖에 없어"
이해찬 대표 "검찰 왜 증거 독점하나... 검경 공조로 수사해야"

[법률방송뉴스] 검찰이 오늘(4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관련 청와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청와대를 향한 검찰의 또 다른 칼, ‘김기현 하명수사’ 논란 관련해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휴대폰을 검찰이 압수해간 것과 관련해 검경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어제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경찰이 가지고 있던 사망한 A 검찰수사관의 휴대폰과 유서 형식의 메모 등을 확보했습니다.

앞서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된 A 수사관은 청와대 특감반 출신으로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의 중간 핵심 인물로 지목된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일단 변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증거자료로 확보해 가지고 있는 휴대폰과 유서를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가져가는 것 자체는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통상 변사사건의 경우 사망 동기나 경위 등에 범죄 혐의가 있는지는 경찰이 조사하고 조사를 끝낸 뒤 검찰 지휘를 받아 사건을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사 보고나 사건 지휘를 통해 알 수 있는 걸 굳이 압수수색이라는 강제수사를 통해 어떻게 보면 경찰에서 A 수사관의 휴대폰을 빼앗아온 모양새가 되어버린 겁니다.

이례적 압수수색이라는 논란에 대해 검찰은 “고인이 사망에 이른 경위와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사건의 진상을 한 점 의문 없이 규명하겠다”고 압수수색 이유를 밝혔습니다.

통화내역이나 문자 분석 등을 통해 A 수사관이 세간의 의혹처럼 청와대의 압박을 받아 심리적 부담 등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등을 살펴보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럼에도 휴대폰을 뺏긴 모양새가 된 경찰은 당혹감과 격앙된 반응을 동시에 보이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당일 경찰청은 “경찰은 명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감식과 주변 CCTV 확인, 부검 등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또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와 휴대폰에 대한 분석 등 추가 수사도 진행중이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경찰청은 이에 “변사사건 수사는 경찰의 소관이고 수사를 위해서는 휴대폰 내용을 볼 수밖에 없다”며 “사망 동기 등을 밝히는 데 있어서 자료가 필요하다면 영장 신청 등 모든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검 포렌식 부서나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등 검찰을 상대로 영장을 신청해 A 수사관의 휴대폰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같이 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영장 청구권이 있는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할 지는 회의적입니다.

일각에선 A 수사관의 극단적 선택이 청와대가 아닌 별건 수사 등 검찰 압박이 직접적인 원인 아니겠냐는 상반된 의심도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휴대폰 확보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검경 합동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안에 무슨 내용이 있는지 검찰이 두렵지 않다면 왜 무리한 일을 벌이면서 증거를 독점하겠냐”며 “검찰은 결백하다면 지금이라도 검경 합동수사로 모든 증거와 수사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검찰 수사 행보를 ‘선택적 수사’와 이를 통한 ‘정치 개입’으로 규정하면서 ‘검찰 공정수사 촉구 특별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위원장을 맡은 설훈 최고위원은 “검찰이 ‘청와대 하명수사’ 프레임을 씌어서 타깃 수사를 하고 있다”며 검찰의 정치 개입 그리고 수사권 남용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오후 브리핑에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첩보 문건에 대해 “자체 조사 결과 고인이 된 수사관은 문건 작성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더는 억측과 허무맹랑한 거짓으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자 말아달라”고 말했습니다.

하명수사 논란을 두고 검찰이 청와대와 여당, 여권 전체와 각을 세우는 정도를 넘어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검찰이 압수해 간 고인 휴대폰을 혼자만 움켜쥐고 있으면 불필요한 억측과 소모적인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으니 적어도 A 수사관에 대한 사망 경위와 이유 등에 대한 수사는 이해찬 대표 제안처럼 검경이 함께 공조해 진실을 밝히는 게 어떤가 합니다.

혼자만 알아야 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말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