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른바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건에 대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달 과정" 발언이 다시 후폭풍을 낳고 있다. 복지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3일 SNS에는 '박능후 사퇴' 등의 해시태그와 비난이 이어졌다.

박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시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의원들이 "사안이 심각하다"며 질책했지만 박 장관은 "그 문제로 전문가들을 몇 번 만났다"며 입장을 고수했다.

박 장관은 "아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며 "(유아 성폭력을) 어른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 그런 관점으로 봐서는 안 된다.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3일 청소년인권단체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라디오 인터뷰에서 "발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건 맞지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물론 어른들의 시선에서 경험 등이 다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남 어린이집 피해 여아의) 피해가 작은 것은 아니다"라며 "어떤 사안이든지 그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이가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자기의 경험이나 맥락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게 다를 수 있다"며 "그것에 대해서도 봐야 하고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아픈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치유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냥 애들이니까 별 것 아니다라든지, 아니면 있을 수 있는 일,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면서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 발언이 논란이 되자 복지부는 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박 장관의 발언은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복지부는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관련 기관과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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