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전 청와대 특감반원 조사에 의문 제기되자... 이례적 경찰 압수수색
특감반원 유서 "윤석열 총장께 면목 없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 바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지난 1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 /연합뉴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지난 1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검찰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전날 사망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A(48)씨의 휴대폰 등 유류품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부터 A씨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초경찰서에 수사관들을 보내 형사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A씨의 휴대폰과 사망 전 남긴 유서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단히 이례적인 압수수색"이라며 "A수사관의 정확한 사망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이유로 긴급하게 유류품을 가져가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A씨가 서울중앙지검에서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 의혹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기 몇시간 전에 사망한 것을 놓고 검찰의 A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 의문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의 존재를 부인하고, A씨가 울산에 내려갔던 것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 파악과는 관련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A씨 사망에 대해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게 아닌지 숙고하고 있다"며 "어떤 이유에서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특감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됐다.

A씨는 전날 오후 3시쯤 서울 서초구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가족과 지인 등에게 9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고 그 중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남긴 메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윤 총장 앞으로 남긴 메모에는 "윤석열 총장께 면목이 없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바랍니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주십시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A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압박을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검찰은 별건 수사로 A수사관을 압박한 사실이 전혀 없고,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도 없도록 밝히는 한편, 이와 관련한 의혹 전반을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며 "근거없는 주장과 추측성 보도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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