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경기도 성남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5세 여아가 같은 반 동갑내기 남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여아 부모와 남아 부모는 서로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태다.

피해 여아의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2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5세 아이라 형사처벌 대상도 안 되고, 민사소송은 2~3년 이상 걸리며 우리 딸만 반복된 진술로 상처만 받을 뿐"이라며 "가해아동을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 부모를 통해서 적극적인 피해 회복이 돼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반나절 만에 6만6천456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어린이집에서는 경찰에 신고도 해봤다고 하고, 저희도 시청에 담당 공무원을 통해 신고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뿐이었다"며 "피해자가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 강제력을 가진 중재기관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도 "성남 아이 엄마다. 글이 계속 잘려서 이미지로 올린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내게 곧 고소, 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나도 사람인지라 맘카페에 올렸던 글은 전부 다 내렸다"며 "하지만 국민의 권익을 위해 올린 것이니 다시 용기 내 글을 올리러 왔다. 내 딸 내가 지키겠다. 유능한 변호사를 곧 뵐 것 같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가해 아동으로 지목된 남아의 아버지 B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지만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B씨는 구기종목 국가대표 선수로 알려졌고, 소속 구단 홈페이지에는 B씨를 퇴출하라는 글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피해 아이와 부모님 만나 사과드렸던 시간 결코 거짓된 마음은 진심으로 단 한 순간도 없었다"며 "해결을 위해 피해 부모님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은 어린이집 퇴소, 단지 내 모든 놀이터 출입 금지, 이사, 금전적 보상, 당일 제 아이의 직접 사과, 주변에 있던 아이들 모두 어린이집 퇴소였다"고 밝혔다.

B씨는 그러면서 "어린이집은 당연히 그날 이후 퇴소했고, 놀이터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금전적 보상도 금액을 말씀주시지 않고, 얼마를 어떻게 보상할거냐며 막연한 문자만을 몇 번 남기셔서 어린이집과 이야기 중이었다"라며 "이사 또한 다음날 아침부터 집을 알아보러 다녔다. 이사만은 고려해달라고 말씀드렸지만 안된다고 했다. 하나라도 이행하지 않으면 모든 언론과 인터넷에 유포하겠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은 지난달 29일 피해 사실을 주장한 여아의 부모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에서 이들은 "제 딸아이는 올해로 만 5세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던 중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 피해 여아의 부모는 지난달 딸이 아파트 자전거보관소에서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모습을 보고 딸에게 이유를 묻자 "어린이집 같은 반 남자 아이가 바지를 벗기고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같은 날 "어린이집 교사가 교실에 있었지만 3명의 남자 아이들이 딸을 안 보이게 둘러싸고, 그 속에서 해당 남자 아이가 몹쓸짓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A씨 부부는 즉시 어린이집 원장과 담임교사 2명, CCTV 관리자와 함께 확인한 결과 CCTV 사각지대인 책장 뒤에서 아이들의 머리만 보였지만 10여분이 지나 딸이 바지를 추스르며 나오는 모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 부부는 여성가족부 산하 해바라기센터에 신고했고, 가해 남아 외 3명의 아이들이 가해 남아가 무서워 담임에게 알리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A씨는 "딸이 가해 남아가 성기에도 손가락을 넣었다고 말했다"며 "산부인과에서 진료 받은 결과 외음부 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해 남아는 지난달 6일 어린이집에서 퇴소했고 다른 남아 3명은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딸이 어린이집을 퇴소하고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체적 치료 및 심리치료 등 피해보상을 약속했던 가해 남아의 부모는 '아이를 가해자,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고 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성남시는 사건이 알려진 후 진상 조사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가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관련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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