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3명만 되면 여론조사기관... 여심위·언론도 '여론 불신' 부추겨
직원 3명만 되면 여론조사기관... 여심위·언론도 '여론 불신' 부추겨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11.29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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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토론회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 실시간 중계식 보도, 한국밖에 없어"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은 우리나라 여론조사의 실태와 문제점을 '여론조작 공화국'이라는 기획 보도로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오늘(29일)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여론조사,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도 "대한민국 여론조사는 여론 조사가 아닌 여론왜곡"이며, 이같은 왜곡된 여론조사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장한지 기자가 토론회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 / 한국당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
"우리는 여론조사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가 굉장히 중요한데요. 지금 굉장히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진짜 국민들의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여론조사입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의 여론조사를 '여론 왜곡'이라고 비판하면서 대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여론조사라는 통계적 수치에 바탕해 여론을 왜곡하는 주체를 크게 3가지로 꼽았습니다.

하나는 여론조사 기관입니다.

먼저 여론조사 기관이 추출하는 '표본의 대표성과 편향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심위는 '선거여론조사 결과 공표 기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나 총선 등 전국 단위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와 보도는 표본이 최소한 1천명을 넘어야 가능합니다.

선거는 아니지만 '공수처 설치' '지소미아 결정' 등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또 그만큼 전국민적 관심을 받는 주요 현안도 적어도 이 정도 규모의 표본에 대한 조사는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그런데 국내 여론조사 기관들은 표본의 크기가 들쑥날쑥합니다.

한 여론조사 기관은 이런 중대한 사안들에서도 500명 안팎의 표본에 대해서만 조사를 하고 결과를 공표합니다.

이는 여러 언론매체의 보도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질문이 객관적인가' 하는 설문 공정성 문제도 지적됐습니다.

한 여론조사 기관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과 관련해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상대로 한 조사의 설문입니다.

질문은 "의료, 주거 등 가계지출 경감,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등 사회안전망 확충을 통해 소득을 높이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입니다.

질문 자체가 '소득주도 성장은 가계지출을 줄이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서 소득을 높이는 것'이라는 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최완진 / 한국외대 로스쿨 명예교수]
"여론이라는 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 걸쳐서 우리 국민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고 또 여론조사가 올바르게, 과연 정확하게 민심을 표출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는 그 어느 현안보다도 가장 중요하다고..."

토론회 참석자들은 여론조사 기준을 설정하고 심의하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도 여론 왜곡의 주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심위가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방식과 공표 등에 대해 형식적인 제재에만 치중할 뿐, 여론조사의 질적 향상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 토론회 참석자들의 지적입니다.

[이용구 명예교수 /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응용통계학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어요. 거기에서는 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심의하고 통제하고 그런 기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수시로 접하는 예를 들면 공수처법이라든가 지소미아 문제라든가 조사해서 발표하는 거 있잖아요. 그것은 제가 아는 한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습니다. 대단히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제멋대로 조사해서 제멋대로 발표하고 마는 거예요."

여심위가 규정한 여론조사 기관 등록 요건이 느슨하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현재 여론조사 기관으로 등록하려면 '3명 이상의 상근 직원과, 여론조사 실시 실적 10회 이상 또는 매출액 5천만원 이상'의 조건만 충족하면 됩니다.

이른바 '떴다방' 수준의 업체나 개인도 마음만 먹으면 여론조사 기관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로 지적된 여론 왜곡의 주체는 언론입니다.

우리나라 언론 매체들은 여러 여론조사 기관이 조사했다는 대통령 지지율 등을 거의 매일, 실시간 중계 식으로 보도하며 자체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소폭이라도 하락하거나 상승하면 언론들은 입맛대로 각양각색의 해석을 내놓습니다.

그 원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지소미아 결정'이나 '조국 사태' 혹은 '경제 악화' '대북 관계' 등 몇몇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이옥남 /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연구소 소장]
"진짜 심각한 문제점은 여론조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여론을 왜곡시킨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도 제가 검색을 해보니까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실시간으로 여론조사가 올라옵니다. 그리고 대통령 지지율을 실시간으로 언론이 보도를 해서 국민들에게 주입시키는 이러한 현상은 아마 대한민국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같은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 기관 설문조사의 질적 향상이 전제돼야 하고, 여심위의 여론조사 기관 등록 요건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언론은 여론조사를 중계방송 하듯 할 게 아니라, 여론조사 보도준칙 준수 등 공정한 보도에 최우선의 가치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행해지는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국민의 뜻, 민의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잘못된 여론조사와 그 자의적 이용은 오히려 민의를 그릇된 방향으로 오도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여론 불신을 부추기는 여론조사 행태의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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