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의 전쟁④] 푸드코트에서도 흡연... 일본 분연정책, 한국에도 적용 가능할까
[담배와의 전쟁④] 푸드코트에서도 흡연... 일본 분연정책, 한국에도 적용 가능할까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11.27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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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흡연구역 철저 분리 흡연권 보장... "우리나라 현실엔 안 맞아" 지적도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흡연자들의 담배 피울 권리와 비흡연자들의 간접흡연 피해 사이 해법을 모색해보는 보도를 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27일)은 이웃나라 일본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나라가 참작할 여지는 없는지 알아봤습니다. 법률방송 현장기획 ‘담배와의 전쟁’, 신새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역입니다.

터미널 역 바깥 한 켠에 흡연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흡연구역’이라는 간판은 붙여놓았지만 흡연 부스나 연기를 차단할 시설이 있는 제대로 된 흡연실과는 거리가 멀고 사실상 실내외 구분도 없이 그냥 뻥 뚫려 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피우지 말고 흡연자들을 그냥 모아 놓고 담배를 피우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비흡연자 A씨] 

(불편하지 않으세요. 길거리 흡연 때문에?) “그렇죠. 불편하죠. 냄새 나고 그러니까 싫죠...”

흡연자들도 할 말은 있습니다.

공공시설이나 웬만한 건물은 다 금연빌딩이고 천상 건물 바깥에서 피울 수밖에 없는데 기왕에 ‘흡연구역’을 만들어 줄 거면 제대로 만들어주지, 왜 눈치 보고 피우게 하냐는 항변입니다.

[흡연자 A씨]

“그냥 다 무조건 금연구역만 정해놓고 뭐 피우라는 장소가 없으니까 우리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갈 데가 없는 거죠. 그래서 몰래 피우고 여기도 마찬가지로...”

그렇다면 가까운 일본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일본의 한 푸드코트입니다.

한국 같으면 담배를 피울 생각은 언감생심, 엄두도 못 낼 텐데 한 여성이 주위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술집도 마찬가지입니다. 테이블마다 당연하다는 듯이 흡연자들을 위한 재떨이가 놓여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금연구역을 지정할 때 흡연구역을 따로 지정하는 이른바 ‘분연정책’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카페나 식당을 예로 들면 1층은 금연석, 2층은 흡연석, 이런 식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분연정책에 따라 일본에선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같은 대중교통시설 인근에도 흡연실이 설치돼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간접흡연 피해를 당하지 않을 권리와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권리를 모두 보장하고 있는 겁니다.

금연규제 일변도인 우리나라의 흡연 정책과는 차이가 큽니다.

[서울시 흡연정책 관계자]

“지금까지는 흡연구역을 확대할 계획은 전혀 없고요. 우리나라 국민건강증진법이 금연구역을 위주로 되어 있어요. 흡연을 조장한다는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서 흡연구역은 확대하는 정책은 아직까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복지부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경우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면 사실상 일단 담배를 피워도 무방한 흡연구역으로 간주되는데, 일본의 경우엔 흡연구역을 제외한 다른 공간은 원칙적으로 다 금연구역으로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실제 일본은 흡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길거리 흡연을 할 경우 최대 2만2천엔, 우리나라 돈으로 23만원 정도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서울시 흡연정책 관계자]

“흡연구역을 지정하는 나라들을 보면 흡연구역이지만 담배 피우고 나오면 전체가 다 금연구역이에요. 그래서 흡연구역을 많이 만들어 달라고 하는데 사실은 금연구역이 아닌 곳에는 흡연부스가 있을 필요가 없거든요. 왜냐하면 금연구역이 아닌데...”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도 흡연구역 설정의 법적 근거 등을 마련해주는 것과 관련해 금연이 세계적인 정책 추세인데 상대적으로 흡연에 관대한 일본의 경우를 우리가 도입할 필요가 있겠냐고 반문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 보건복지 입법조사관]

“담배가 피우는 사람이나 안 피우는 사람이나 건강에 안 좋기 때문에 그러자는 거지 흡연자들을 무시하거나 그런 정책은 아니고, 꼭 일본이랑 굳이 그렇게... 일본이 오히려 금연정책이 그렇게 적극적이지 못해요. ‘일본은 이러니까 우리나라는 이래야 된다’ 그렇게 비교하는 건...”

그럼에도 흡연자들의 요구는 선명합니다.

금연구역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워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건 알겠는데 길거리 흡연을 누가 좋게 보겠냐는 겁니다.

한마디로 눈치 안 보고 떳떳하게 피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입니다.

[흡연자 B씨] 

“흡연구역을 따로 좀 많이 좀 만들어놨으면 좋겠어요. 이게 지금 보시면 중간에 이렇게 보도블럭으로 흡연구역, 비흡연구역 나눠놨잖아요. 이게 무슨 의미에요. 아예 격리를 시킬 거면 아예 따로 딱 격리를 시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보다 더 많이...”

길거리 흡연이 불법은 아니라지만 막상 피우게 되면 눈치가 보이고 눈총과 비난을 받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흡연을 조장할 수는 없겠지만 기왕에 피울 거 남한테 피해도 안 주고 눈치 안 보고 떳떳하게 피우고 싶다는 흡연자들의 목소리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어 보이는데 실제 정책 구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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