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이 지난 9월 16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유정이 지난 9월 16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전 남편 살해사건의 범인 고유정(36)이 1심 재판 결심공판에서 검찰의 신문에 답변을 거부하면서 법정 휴정 끝에 검찰 구형도 연기됐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고유정은 돌연 “전 남편이 흉기를 들고 아들 방에 들어가려 해서 막아섰다”며 이전 진술과 모순되는 새로운 범행 동기를 주장하는가 하면 “검사님 무서워 진술 못하겠다”라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고유정의 변호인도 "의붓아들 살해사건과의 병합을 고려하다보니 피고인 신문과 최후변론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결심공판 연기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요청을 거부했으나 이날 재판은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 신문 없이 검찰 신문만 진행됐고 재판부는 결국 결심공판을 12월 2일로 연기했다. 검찰의 구형도 연기됐다.

고유정은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범행 당일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하자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며 침묵한 후 "강씨(전 남편)가 접촉을 해왔고 미친X처럼 저항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은 울먹이며 "저 검사님과는 대화를 못하겠다. 너무 무서워서"라고 한 후 "아들이 있는 공간에서, 불쌍한 내 새끼가 있는 공간에서...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여론이 저를 죽이려 한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너무 격앙돼 있는 것 같다"며 휴정을 요청, 법정은 10여분 간 휴정했다.

고유정은 재개된 신문에서 검찰의 "피해자를 한 차례 찌르고 도주한 것이 아니라 시신을 훼손했다. 훼손 과정에서 어디를 찔렀는지 인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제가 의사도 아니고 여기 찔렀나 저기 찔렀나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또 "강씨가 흉기를 들고 아들이 있는 방에 들어가려 해 막아섰다"고 새로운 범행 동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검찰이 "왜 이제까지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고유정은 "기억에 남아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고유정이 이날 새롭게 주장한 범행 동기는 그동안 전 남편이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우발적 살인이라는 주장과 모순된다.

고유정은 또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 시신 유기 장소를 진술했지만 "경찰이 찾지 못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굳이 피해자 시신을 손괴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찰 질문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재판부에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사건과 의붓아들 살해사건을 함께 심리하고 선고해달라고 병합을 신청했다.

두 사건이 병합될 경우 고유정에 대한 양형도 높아지게 된다. 또 선고 시점도 늦어지게 된다. 고유정의 의붓아들 사건 재판은  19일이 첫 공판준비기일로 이제 시작 단계다.

고유정의 전 남편 유족 측은 “더 기다리라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두 사건 병합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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