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태영, 헌재 아니면 결혼 못했을 것... 세상을 바꾼 헌재 결정들
유진·기태영, 헌재 아니면 결혼 못했을 것... 세상을 바꾼 헌재 결정들
  • 전혜원 앵커, 배삼순 변호사, 황미옥 변호사
  • 승인 2019.11.15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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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동본불혼 헌법불합치에서 간통죄 폐지, 양심적 병역 거부 병역법 결정까지

▲전혜원 앵커= 오늘(15일) ‘알기 쉬운 생활법령’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혹시 두 분 주제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 게 있으신가요.

▲황미옥 변호사(황미옥 법률사무소)= 지금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한 번 나면 전 사회가 훅 바뀐다는 게 아주 자연스러운 인식인데요.

사실 헌법재판소가 처음 생겼을 때는 사람들이 별 인식이 없었습니다. 법원인 것 같기도 하고 법원이 아닌 것 같기도 한 상황이라서 오히려 소 제기가 없었을 때가 한참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참 민원을 제기하고 항의를 하던 분에게 ‘우리나라에 이런 헌법소원 절차가 있으니 한번 해보세요’ 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해서 헌법소원이 지금처럼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앵커= 말씀으로 의미를 한번 또 생각해보게 되네요. 배 변호사님은요.

▲배삼순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정)= 저희가 사법시험을 준비할 때 헌법이 제일 중요한 과목 중 하나거든요. 엄청 많은 양의 판례를 공부했었는데요.

제도를 바꿨던 여러 가지 위헌판결도 많았었는데 저는 떠오르는 게 얼마 전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위헌이라는 판결과 간통제 폐지 2가지 정도가 생각이 납니다.

▲앵커= 저는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이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요. 무려 7년 만에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건데요. 가치 판단의 기준을 바꾸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 어떤 결정들이 있었을지 궁금해지네요.

▲황미옥 변호사=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이라고 생소하실 수 있으니 그 부분부터 짚어보겠습니다. 1988년 9월에 설립된 헌법재판소는 법령의 합헌성을 심판하는 기구입니다.

위헌법률 심판, 탄핵 심판, 정당해산 심판, 권한쟁의 심판, 헌법소원 심판 등 이 5가지 유형의 헌법재판 권한을 행사하는 기관입니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는 현대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판단을 많이 했는데요. 첫 번째로 동성동본불혼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던 게 저는 좀 기억이 나는데요.

고려시대 후기에 유교사상인 성리학이 도입되면서 성과 본이 같은 남녀 사이에는 혼인을 금지하는 법률이 생기면서 뿌리 깊이 박혀있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러한 전통이 이어지다 보니 혼인을 하고 싶은 분들도 혼인을 못 하는 분들이 많았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실상 부부이면서도 혼인신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겨났고요.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특례법을 제정해서 한시적으로 혼인신고를 접수해서 동성혼을 인정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후 1997년 7월에 헌법재판소에서는 결국 동성혼을 금지한 민법 제809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요. 1999년 1월에는 아예 동성동본 부부의 혼인신고가 허락이 됐습니다.

▲앵커= 유명한 연예인 잉꼬부부죠. 기태영, 유진씨 본명이 성과 본이 같은 김용우, 김유진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0년 전이었으면 이들이 결혼을 할 수 없었던 건데 헌재가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생각이 드네요. 배 변호사님은 어떤 것들이 기억이 나실까요. 
 
▲배삼순 변호사= 얼마 전에 있었던 정치적으로 큰 사건이 있었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된 사건이 떠오르고요.

또 하나는 아무래도 남자이다 보니까 군가산점 제도라는 게 있어요. 군 제대를 한 사람들은 공무원 시험을 볼 때 가산점을 주는 제도인데요. 7급이나 9급 공무원 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등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만점이 5% 이내 가산점을 줬는데, 100점이면 5점이잖아요. 5점이면 당락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래서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남성, 그리고 여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는 문제가 있어서요.

결국은 헌법소원이 제기됐었고 평등권 침해라고 해서 위헌이 났었죠. 지금 정부는 군 제대한 사람들에게 이것 외에 다양한 지원 제도를 강구하고 있다고 하네요.

▲앵커= 여자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았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아무쪼록 다른 방안으로 지원책이 결정됐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헌법재판소 결정, 또 어떤 것이 기억이 나십니까.

▲황미옥 변호사= 저도 또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이야기 하다보니까 시간흐름 순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서요. 저는 기억나는 게 인상 깊은 게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을 결코 빼놓을 수가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거의 전 사회를 바꿔버린 결정이었죠. 호주제라는 것 아마 연세 있으신 분들 다 아실 것입니다. 자녀들이 아주 큰 잘못을 했다고 하면 "당장 호적부에서 나가" 이런 얘기 잘하시는데 그때는 호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젊은 친구들은 "호적이 뭐예요?"라고 하는 경우 많죠.

호주제부터 가볼게요. 호주제라는 것은 일제강점기 때 도입이 된 것으로 호주를 중심으로 가족구성원들의 출생, 혼인, 사망 등의 신분변동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게 처음 시작됐던 일본조차도 호주제가 없었는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호주제가 있었죠.

이 내용에 의하면 여성은 혼인 전에는 아버지가 결혼하고 나면 남편이 또 남편이 사망하면 장자, 아들이 호주를 승계하면서 아들을 1순위로 하는 호주승계제도가 남아선호사상을 부추기는 상황이었고요.

이혼, 재혼 가구 등이 급격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다양한 가족형태를 결코 수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2005년 2월에 헌법재판소에는 5차에 걸친 공개변론 이후에 호주제에 대해서 결국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요.

2008년 1월 1일부터 폐지되면서 새로운 법령, 가족관계등록법으로 대체적으로 다 바뀌게 됐습니다.

▲앵커= 기억이 납니다. 호주제 폐지는 우리사회의 가부장적인 틀을 깨고 양성평등을 가져온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되는데요. 이야기하다가 생각나는 게 또 있습니다. 앞서 언급을 해주셨던 것 같은데 간통죄 폐지죠. 법률상담하면서 이 이야기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배삼순 변호사= 간통죄라는 것은 형법상 규정돼 있었는데 배우자 있는 사람이 배우자 외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맺었을 때 처벌하는 법률이에요.

그런데 개인의 성생활은 인간의 가장 내밀한 영역이거든요. 이것을 "국가가 개입을 해서 강제를 한다, 특히 형벌로 다스린다,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이냐, 사생활의 자유 침해가 아니냐" 이런 논란이 엄청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헌법재판소도 여러 차례 합헌이라고 판단했었는데 2015년에 결국 위헌이라고 판결하게 됐죠. 그래서 간통죄는 폐지돼서 헌법상 조문에 없습니다.

▲앵커=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우리 삶에 정말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결정을 내린 듯합니다. 헌법재판소는 법의 위헌 여부를 과연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인가 궁금해지네요.

▲황미옥 변호사= 조금 지루하고 따분하지만 한 번 얘기해 보겠습니다. 크게 네 가지 기준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목적의 정당성'인데요. 해당 법을 만든 취지와 목적이 합당한지를 판단하는 것이고요.

둘째는 '수단의 적합성'입니다. 목적이 있다고 하면 어떤 수단을 가지고 있는데 그 수단이 과연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서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이고요.

셋째는 '피해의 최소성'입니다. 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을 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고요.

마지막으로는 '법익의 균형성'입니다. 해당 법으로 인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면 양자 간에는 과연 균형이 잘 맞추어져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만약 이 네 가지 원칙 중 하나라도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위헌 혹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얘기해주셨지만 꼭 알아둬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 헌법재판소의 결정, 굉장히 많았는데요. 앞으로도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 법은 제대로 바로잡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혜원 앵커, 배삼순 변호사, 황미옥 변호사 webmaster@nd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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