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수석, 김기춘·조윤선 블랙리스트 재판 증인 출석 청와대 회의 김기춘 지시, 조윤선 업무 인수인계 공개 박 전 대통령 발언도 기록 "살점 떨어질 때까지 물어..."

 

 

[유재광 앵커]

오늘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재판에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권에 비판적인 예술인들을 ‘척결해야 할 종북세력’으로 규정했다는 증언 등이 공개됐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나왔는지, 장한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조금 상기된 표정으로 재판정에 들어선 박준우 전 정무수석은 특검의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사실관계를 진술했습니다.

“김 전 실장이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좌편향 세력을 강력히 제거해야 한다고 했느냐”는 특검 질문에 박 전 수석은 “기록을 보면 그렇게 추정된다”고 답변했습니다.

박 전 수석이 말한 ‘기록’은 2013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작성한 자신의 비망록입니다.

특검이 공개한 비망록엔 ‘천안함 영화 메가박스 상영문제, 종북세력 지원 의도, 제작자 펀드 제공자 용서 안돼‘ 라거나, ‘종북·친북 척결 나서야, 강한 적개심 갖고 대처’ 등의 문구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 박 전 수석은 “당시 청와대 회의에서 오간 내용”이라며 “김 전 실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김 전 실장이 나라가 많이 좌편향돼 있다고 개탄하며 그런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 박 전 수석의 증언입니다.

박 전 수석 비망록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도 공개됐습니다.

‘비정상화의 정상화, 뿌리 뽑아 끝까지, 불독보다 진돗개같이 한번 물면 살점 떨어질 때까지’ 라는 발언이 그것입니다.

박 전 수석은 “대통령의 말을 적은 것이냐”는 특검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김 전 실장과 함께 기소된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한 증언도 나왔습니다.

당시 박 전 수석 후임 정무수석으로 부임한 조 전 장관이 전화로 블랙리스트 업무를 설명 듣다, “수석님 안되겠네요, 시간 내서 한번 만나주세요” 해서 만났다는 겁니다.

"조 전 수석도 처음에는 웃으면서 듣다가 나중에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이런 일을 다 해야 하느냐’ 물어서 ‘대통령이 여러 가지를 직접 챙긴다’고 답해줬다”는 겁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등은 그동안 문화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거나 ‘오해’ 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습니다.

[스탠드업]

전직 정무수석을 포함해 다양한 진술과 정황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재판부는 오늘로 증거조사를 마치고 25일부터는 본격적인 증인 신문에 들어갑니다.

법률방송뉴스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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