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국민 관점에서 판단해야"... 사실상 영입 철회 의사 밝혀
홍문종 의원 "한국당 화 나... 박찬주 대장, 우리공화당과 하나 될 것"
박찬주 전 대장 "삼청교육대 발언 사과할 일 아냐... 공화당은 안 가"

왼쪽부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홍문종 우리공화당 의원, 박찬주 전 육군대장
왼쪽부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박찬주 전 육군대장, 홍문종 우리공화당 의원

[법률방송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여러 논란을 빚은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과 관련해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될 것 같다”고 발해 사실상 영입 철회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앵커 브리핑’, ‘귀한 분’ 얘기해 보겠습니다.

지난 달 31일 자유한국당의 이른바 제1차 인재 영입 환영식입니다.

자유한국당 로고 색인 빨갛고 하얀 점퍼를 입고 주먹을 불끈 쥔 영입 인사 가운데 황교안 대표가 야심만만하게 1호 영입 인사로 올린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없습니다. 

박 전 대장 영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런 저런 이른바 ‘공관병 갑질’ 논란이 다시 소환되며 젊은 층이나 아들을 군대 보는 부모세대 등에게서 역풍이 불자 영입을 일단 보류한 겁니다.

이에 기자들이 박 전 대장이 ‘배제’된 이유를 묻자 황 대표는 즉각 “배제라니요?” 라며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이라고 말해 추후 재영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그렇지만 여권을 중심으로 계속 비판이 쏟아졌고 안보 인사 영입이라는 황 대표 취지와 달리 황 대표의 군 면제 사유를 거론하며 ‘담마진 면제가 갑질대장을 불렀다’는 식의 조롱과 냉소가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에 박 전 대장은 한국당과의 교감을 거쳐 어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해명 기자회견을 대대적으로 했는데 여론이 가라앉기는커녕 더 큰 논란과 구설만 불렀습니다.

갑질 논란에 대해선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무엇보다 공관병 갑질 논란을 제기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게 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박 전 대장은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를 무력화하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에 여권뿐 아니라 한국당에서도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들이 나왔고 ‘영입은 물 건너갔다’는 기류가 팽배해졌습니다.

그러자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이 바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떨어진 과일 줍듯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한국당에서 박 대장한테 하는 걸 보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다“며 ”박 대장이 드디어 오늘 우리와 의기투합해서 우리가 하나 되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장은 오늘 “덕담 차원에서 한 말이다. 한국당에서 뜻을 펼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다”며 우리공화당 합류설을 일축했습니다.

박 전 대장은 또 오늘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청교육대 발언에 대해 “제가 불법적이고 비인권적이었던 삼청교육대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임태훈이라는 분이 인권을 가장해 다른 사람의 인권을 짓밟는 이중성에 분노를 나타낸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장은 그러면서 거듭 “우리 군에서 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극기 훈련을 통해서 단련을 받으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제 분노의 표현이었다”며 “사과할 의사도 없고 사과할 일도 아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황교안 대표와 박 전 대장을 세트로 묶어 ‘5공 검사에 5공 군인’, ‘전두환 시대로 가는 한국당’ 식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황 대표가 결국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하겠다”며 “귀한 분”이라고 지칭했던 박 전 대장 영입 철회 의사를 내비친 것입니다.

황 대표의 ‘귀한 분’ 발언을 들었을 때 이승만 대통령 자유당 시절인 1957년 이른바 ‘가짜 이강석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1957년 8월 30일, 경주에 자신을 이기붕 당시 부통령의 친자식이자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인 ‘이강석’이라고 칭하는 청년이 나타났습니다. 

"아버지 밀명으로 풍수해 피해 상황과 공무원들의 기강을 알아보려 왔다"는 청년의 말에 당시 경주경찰서장과 경주군수는 "귀하신 몸이 여기까지 왕림하시니 광영이옵니다" 라는 극존칭을 써가며 극진히 대접한 웃지 못 할 사건입니다. 

이 청년은 이후에도 영천, 안동, 대구로 장소를 옮겨 가며 이강석 행세를 했는데 결국 이강석의 얼굴을 알고 있던 경북도지사에 발각 나며 사기행각이 들통난 사건으로 당시 신문에 ‘귀하신 몸’이라는 만평이 실리는 등 인구에 회자됐던 사건입니다.

본명이 ‘강성병’인 이 청년은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경찰서장들이 극진한 대접을 함에 대한민국 관리들의 부패성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는 등의 진술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후일담이지만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강성병은 복역하고 출소한 3년 뒤인 1963년에 대구 시내 '유림옥'이라는 요리집에서 극약을 먹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무튼 황교안 대표가 ‘귀한 분’이라며 영입을 하려다 사실상 철회 의사를 밝힌 지금 우리공화당의 영입 제안은 거절한 박찬주 전 대장이 본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공언한대로 지역구에 출마해 정치에 뛰어들지 그냥 여기서 접고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날지 박 전 대장의 선택이 궁금합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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