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일입니다"... 76년 만에 유족 찾은 '타라와 전투' 한국인 유해
"기적 같은 일입니다"... 76년 만에 유족 찾은 '타라와 전투' 한국인 유해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0.28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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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감식 3차례... 유족과 친자관계 확률 99.9999%로 확인
신원 확인 유일... "예우와 의전 갖춰 유해 봉환 추진하겠다"
일제에 의해 태평양 타라와 섬으로 강제징용됐던 한국인 노동자들. 지난 2013년 국가기록원이 미국 국가기록관리청에서 수집해 공개한 자료다. /연합뉴스
일제에 의해 태평양 타라와 섬으로 강제징용됐던 한국인 노동자들. 지난 2013년 국가기록원이 미국 국가기록관리청에서 수집해 공개한 자료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기적과 같은 일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일본의 격전지였던 태평양 타라와 섬에 발견된 유해 중 1명의 유전자 정보가 당시 강제징용된 한국인 유가족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28일 최종적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 업무지원단 강제동원희생자 유해봉환과 황동준 과장은 강제징용 희생자의 유해가 76년 만에 DNA 감식을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황 과장은 “비바람을 맞으며 모래 속에 묻혀있었던 뼈”라며 “함께 발굴을 진행한 미국 측도 ‘경이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해의 상태로 볼 때 DNA 검출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타라와 DNA 조사에서 신원이 최종 확인된 것은 '타라와 46번'으로 명명됐던 A씨의 유해 샘플 1건 뿐이다. 황 과장은 "타라와에서 확인된 4천700여명의 아시아계 시신 중 DNA가 검출된 시신은 145구 정도"이며 "76년 전 유해에서 DNA가 검출될 확률은 10%도 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결과가 나온것이나 마찬가지니 당장 유골을 모시고 오고 싶지만 현재 미국 하와이에 있는 유해를 국내로 송환하려면 함께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DNA 검사가 끝나야 한다”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봉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과장은 “돌아가시기 전에도, 돌아가시고 나서도 얼마나 힘이 드셨겠냐. 예우와 의전을 갖춰 봉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타라와 전투는 1943년 11월 20∼23일 미국과 일본이 태평양 길버트 제도(현 키리바시 공화국)의 500㎢ 규모의 작은 섬 타라와를 놓고 벌인 전투다. 태평양전쟁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전투의 하나로 꼽힌다. 나흘 간 양측에서 6천여명이 숨졌다.

일제는 1930~40년대 조선인 1천200여명을 이곳으로 끌고 가 비행장이나 항만 건설공사 등에 동원했다. 일제는 타라와 전투가 벌어지자 이들을 총알받이로 내몰았다. 정부는 당시 요새 구축 등에 동원된 조선인 1천200여명 중 100여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투에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과수가 타라와 강제동원 피해자 남성 A씨의 뼛조각 샘플과 A씨의 아들로 추정된 B씨에 대한 DNA 감식 결과, 친자 관계일 확률이 99.9999%로 확인됐다.

A씨 유해에 대한 지난 8월 1차 감식에서는 B씨와 친자 관계 확률이 99.9996%로 소수점 4번째가 6으로 나와서 과학적으로 '완전한 일치'로 보기는 어려웠으나, 이후 DNA 분석을 2차례 더 실시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과 함께 DNA 분석에 합류하기 전까지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타라와에서 발굴한 유해 중 아시아계로 추정되는 유해를 모두 일본에 넘겨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합류를 요청하면서 지난 4월 DPAA로부터 타라와에서 발굴된 아시아계 유해 중 DNA 검사가 가능한 145구의 샘플을 넘겨받았고, 정부는 이후 타라와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 184명의 DNA를 확보해 분석·대조 작업을 벌여왔다.

방사성 동위원소 분석으로 유해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는 구분할 수 있지만 친자 관계 확인은 DNA가 검출되어야만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9월 강제동원 피해자 유해봉환 전담조직을 만들었고, 타라와 강제징용 피해자 DNA 분석 작업에 착수한 것은 지난 3월부터다.

김지현 기자 je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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