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검찰개혁 멈추지 않을 것... 국회, 공수처 법안 처리해야"
민주당 33분 동안 박수 28차례... 한국당 'X' 자 그리며 "그만하세요"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어떤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며 "검찰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국회 본회의장 민주당 의석을 가로질러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다소 결연한 표정으로 "함께 잘 사는 나라", "공정한 사회"를 화두로 시정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정부 예산안과 정책 방향을 설명하며 문 대통령은 혁신과 포용, 공정, 평화, 그리고 개혁을 키워드로 시정연설을 이어나갔습니다.

해당 키워드들이 검찰개혁과 만나는 지점에서 문 대통령은 "검찰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찰과 공평한 인사 등 검찰이 더 이상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회도 검찰 개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주시기 바란다"며 "공수처법과 수사권 조정법안 등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을 조속히 처리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공수처의 필요성에 대해 이견도 있지만, 검찰 내부의 비리에 대해 지난날처럼 검찰이 스스로 엄정한 문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

"공수처는 대통령의 친인척과 특수 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에 대한 특별 사정 기구로서도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말입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사정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면 국정농단 사건은 없었을 것이다"며 "공수처법은 우리 정부부터 시작해서 고위공직자들을 더 긴장시키고, 보다 청렴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여야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습니다.

33분간 문 대통령의 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28번의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선 단 한 번도 박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야유' 비슷한 반응들만 나왔습니다.

문 대통령이 "청년 고용률이 12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말하자 "에이~"라며 웅성거린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야유가 터져 나왔습니다. 절정은 공수처 법안 관련 발언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정부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특권과 반칙,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국민의 요구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고 말하자 한국당 의석 쪽에선 대뜸 "조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문 대통령 발언이 이어지자 "그만하세요"라는 직접적인 발언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손으로 'X'(엑스) 자를 만들어 '그만하라'는 퍼포먼스를 했고 아예 손으로 귀를 막으며 '듣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을 하는 의원들도 있었습니다.

그 와중 사이사이 "야당을 우습게 안다", "협치를 해라"는 비아냥 섞인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와 한국당 의석 쪽을 통해 본회의장을 나섰고, 한국당 몇몇 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문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를 나눴습니다.

반면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가기 전에 먼저 일어나 문 대통령에 등을 보이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다. 사회지도층일수록 더 높은 공정성을 발휘해야 한다. 공정이 바탕이 되어야 혁신도 있고 포용도 있고 평화도 있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입니다. 주옥같은 말입니다. 그런데 주옥같은 말을 하는데 야당에서 터져나온 야유도 그렇고 가슴 한켠이 헛헛한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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