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고인이 강제추행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손을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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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부하 여직원과 술을 마시다 손을 주무르고 상대 여성의 거부 의사에도 손을 놓지 않은 30대 회사원에 대해 법원 강제추행 혐의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손 자체는 성적수치심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로 보기 어렵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6일 새벽 부하직원인 B(24) 씨와 단란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도중 B씨의 옆으로 다가가 손을 주무르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의 손을 잡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격려의 의미였을 뿐 추행 의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평소 A씨와 근무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에 관해 이야기한 뒤 오해가 풀려 2차로 단란주점을 가게 됐는데 A씨가 손을 계속 주물러 거부 의사표시를 했지만 A씨가 손을 주무르는 행위를 멈추지 않아 자리를 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일단 "피고인의 행위는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고, 실제로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던 사실은 인정된다“고 A씨를 질타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피고인이 접촉한 신체 부위는 손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부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어 "다른 신체 부위를 쓰다듬거나 성적 언동을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은 점을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인이 강제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의 손을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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