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청주에서 1987~1991년 발생한 살인사건 4건
"이춘재 당시 화성과 청주 공사현장에서 포클레인 일 해"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정식 입건됐다. /연합뉴스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정식 입건됐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경기남부경찰청이 15일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자백한 14건의 살인사건 중 화성사건 10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했다.

화성 사건 외 경찰이 밝힌 이춘재의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 1989년 7월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복대동 여고생 살인사건, 1991년 3월 청주 남주동 주부 살인사건이다.

경찰은 “이춘재의 자백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자백의 신빙성이 높고, 현장 상황과도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며 “논란이 일고 있는 화성 8차 사건은 국과수에서 증거물 감정이 진행 중이며 충분한 수사를 거친 뒤 추가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이춘재를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전환해 강간살인 등 혐의로 정식 입건했다.

포클레인 기사로 일했던 이춘재는 1991년을 전후해 화성과 청주의 공사현장을 오가며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화성 초등학생 실종사건은 1989년 7월 18일 화성군 태안읍에 살던 김모(당시 9세)양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사건으로, 같은 해 12월 김양이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치마와 책가방이 화성군 태안읍 병점5리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9차 화성사건 현장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지점이다.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 24일 여고생이 어머니와 다투고 외출한 뒤 실종됐다가 1988년 1월 4일 수원에서 속옷으로 재갈이 물리고 손이 묶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은 1991년 1월 27일 청주시 복대동 택지조성 공사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방적공장 직원 박모(당시 17세)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박양은 속옷으로 입이 틀어막히고 양손이 뒤로 묶인 상태에서 목이 졸려 숨져 있었다.

청주 주부 살인사건은 1991년 3월 7일 청주시 남주동 김모(당시 29세)씨의 집에서 김씨가 양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린 채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이다.

경찰이 이춘재를 피의자로 정식 입건했지만 그가 저지른 모든 범행은 공소시효가 끝나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찰은 처벌 여부와 별개로 국내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식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의 신분이 용의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됨에 따라 신상공개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이 역시 법적인 검토를 거쳐야 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또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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