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벌금 14억원에 추징금 18억6천만원 함께 선고한 원심 판결 확정
2조원대의 금융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에서 수사 무마 등 청탁을 받고 17억여원의 뇌물을 챙긴 전직 검찰 수사관에게 징역 9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56) 전 서기관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9년과 벌금 14억원, 추징금 18억6천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했거나 뇌물죄의 직무관련 대가성 및 범죄수익 은닉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오씨는 조희팔의 은닉 재산을 관리한 고철사업자 현모(54·구속)씨에게 조씨 관련 수사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무마해주는 등의 대가로 지난 2008년부터 5년여 동안 수십 차례 현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등 15억8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씨는 지난 2008년 3월 조희팔과의 친분을 이용해 그의 자금 290억원을 투자받게 해준 대가로 김천 대신지구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한 장모(68·구속)씨에게서 2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다.
1, 2심은 "뇌물 액수의 일부에 자금 유치를 도와준 사례금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는 뇌물로 판단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만 22년간 검찰 수사관 등으로 일한 오씨는 지난 2007년 8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대구지검 특수부 수사과 소속으로 조희팔 사건 등 범죄정보 수집·분석 업무를 맡았다.
조희팔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대구와 인천, 부산 등지에서 유사수신업체를 운영하며 2만4천599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2조5천620억원 규모의 금융 다단계 사기를 벌이다 지난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해 도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