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사건 범인 "고문으로 허위 자백", 이춘재 "내가 했다"... 진범은 누구, '음모'의 증거능력은
화성 8차사건 범인 "고문으로 허위 자백", 이춘재 "내가 했다"... 진범은 누구, '음모'의 증거능력은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19.10.0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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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현장에서 음모 8개 발견, 수백명 음모 제출받아 검사
유죄 확정 판결받은 윤모씨 "빽도 돈도 없어서... 억울하다"

▲유재광 앵커=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사건의 진범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법률’입니다. 이미 범인이라고 잡혀서 옥고까지 다 치렀는데 이춘재가 이것도 자신이 한 것이다 라고 자백하면서 논란이 되는 거잖아요.

▲남승한 변호사= 소위 8차사건 이라고 하는 건데요. 1988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주택에서 당시 13살 박모양이 성폭행 당한 채 살해당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당시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음모 8개를 발견했고요. 그 다음해 22살이던 윤모씨를 경찰이 범인으로 검거했습니다.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는데 20년으로 나중에 감형되어서 지금은 출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당시 윤씨라는 사람을 범인으로 어떻게 특정한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체모가 발견됐습니다. 이 체모에 카드뮴이 발견됐다고 하는 건데요.

이 카드뮴이 많이 사용되는 중금속이 많이 사용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라고 추정을 하고 이제 카드뮴같은 것을 많이 사용하는 철강소나 농기구 수리소 이런 곳 등을 다니면서 수백명 사람들의 음모 등을 채취해서 이걸 국과수에 보낸 다음에 이걸 방사선 동위원소 감별법 등을 통해서 윤씨의 현장 체모와 윤씨의 체모가 일치한다고 특정한 것이고요.

그것을 근거로 해서 유죄판결까지 선고가 되고 확정까지 된 것입니다.

▲앵커= 일일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서 수백명 체모를 받았을 것 같진 않은데 이게 법적으론 어떻게 되나요.

▲남승한 변호사= 아마도 그때 당시 수사를 어떻게 했는지 잘 알진 못하겠지만 이걸 당연히 압수수색 영장으로 하진 않았을 거고요.

당시 수사관행 등을 비추어보면 다니면서 체모 등을 임의제출 받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튼 결론은 그렇게 났는데 이춘재가 그것도 자신이 한 것이다 라고 자백을 했다는 거 잖아요.

▲남승한 변호사= 네. 경찰조사에서 14건 살인, 30건 강간을 자백하면서 8차사건도 자신이 했다고 자백한 것입니다.

▲앵커= 그럼 윤씨는 본인이 8차사건의 범인이라고 인정을 하고 있나요 어떤가요.

▲남승한 변호사= 윤씨 입장은 수사 당시에는 자백을 했고요. 1심 판결 당시까지도 자백을 하고 있었는데 항소심에서부터 입장을 바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고문에 의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라고 하면서 부인했는데 "고문의 증거가 없다"고 해서 항소가 기각됐고요.

그 뒤에 감옥에 있는 동안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서 본인이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고 꾸준히 주장해왔습니다.

지금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마찬가지로 자신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찰 조사로 확실히 밝혀져야겠지만 윤씨가 만약 범인이 아니라면 법적으론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윤씨가 범인이 아니라면 재심 사유에 해당합니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420조에서 여러 가지 재심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 5호에 보면 유죄선고를 받은자에 대해서 무죄 또는 면소를 할만한 명백한 증거가 발견될 때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춘재가 자백한 것만으로는 아직 윤씨에 대해 무죄나 면소를 선고할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기가 좀 힘든데 무죄가 확실하다면 이건 재심 사유가 확실하니까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선고해야 됩니다.

▲앵커= 만약에 윤씨가 무죄라면 20년 동안 강간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청춘을 다 보낸 건데 보상 같은 건 어떻게 되나요.

▲남승한 변호사= 2가지가 가능한데요. ‘형사보상법’이 있습니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라는 법인데 이 법에 의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요.

이 법에서는 보상 외에 국가배상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권리도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인혁당과 관련된 사례에서 국가배상이 꽤 많이 선고됐습니다. 물론 대법원에서 신형철 대법관이 지연손해금과 관련돼서 파기환송을 하긴 했습니다만, 아주 나쁜 판결로 꼽히기도 했지만 어찌됐든 국가보상, 형사보상 외에 손해배상도 인정됩니다.

다만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따로 불법행위가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까다로운 요건에 의해서 인정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보상금이나 배상금은 액수 산정이 어떻게 되나요.

▲남승한 변호사= 무죄가 된다면 보상금은 무조건 지급이 됩니다. 이 금액 산정과 관련해선 최저임금법에 의한 일급을 기준으로 구금일수를 곱합니다. 근데 그렇게 하면 너무 적어서 대통령령으로 한도를 두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해의 최저임금의 다섯배가 상한선입니다.

그걸 기준으로 법원이 형기 등 이런 것들을 감안해서 산정하게 되고요. 이게 보상액입니다. 그러다보니 형사보상은 별다른 큰 금액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하고요.

손해배상이 인정되면 위자료 배상 등이 좀 큰 금액이 인정될 수 있는데 그러려면 당시의 법원도 그렇게 판결을 하고 한 것인데 법원의 판결에 의한 것이 어떻게 불법행위가 되냐. 이럴 여지가 있습니다.

고문이 인정된다거나 또는 명백히 증거를 잘못 판단했다거나 이런 점들이 인정되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긴 합니다.

그 경우 소멸시효도 문제가 됩니다.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경우에 고문에 따른 불법행위소멸시효는 다 지났거든요.

그런 경우 우리 법원은 고문이나 이런 것에 대한 무죄판결, 혐의없음 판결이 선고된 마당에 어떻게 이 분이 고문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냐면서 소멸시효와 관련된 국가의 항변을 권리남용이라고 본 사례가 있긴 합니다.

▲앵커= 복잡하네요. 민갑룡 경찰청장이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은 피해자 한이 풀릴 때 까지 수사하겠다”고 했는데 좀 경찰이 진상을 확실히 밝혀줬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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