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사건 총 10건 중 모방범죄 8차 사건 제외 9건 전부 범행
화성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DNA 검출돼… 심경 변화한 듯
경찰, 범죄심리 전문가들 "자백의 신빙성 철저히 확인해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됐던 이춘재가 화성사건 9건 등 모두 14건의 범행을 자백했다고 1일 경찰이 밝혔다.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됐던 이춘재가 화성사건 9건 등 모두 14건의 범행을 자백했다고 1일 경찰이 밝혔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됐던 이춘재(56)가 화성사건 10건 중 범인이 밝혀진 8차 사건을 제외한 9건의 사건 전부와 추가 5건 등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1일 화성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춘재는 지난주부터 경찰에 범행 사실을 시인하기 시작, 이날까지 이같이 자백했다. 경찰은 그간 9차례에 걸쳐 이춘재가 수감된 부산교도소에서 대면조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이춘재의 DNA가 화성사건 5차, 7차, 9차 사건 증거물에서 검출된 데 이어 최근 4차 사건 증거물에서도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0건의 화성사건 중 모방범죄로 드러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의 사건 전부는 이춘재의 범행임이 확실시된다. 

경찰은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건 당시 수사기록 등을 검토하고 관련자 조사 등을 통해 검증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이외에 화성사건을 전후해 화성 일대에서 3건, 청주로 이사한 뒤 처제를 살해하기 전까지 2건의 범행을 추가로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 일대에서 추가로 저지른 3건 중에는 화성사건 이전에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던 이춘재가 자백을 한 데는 화성사건의 5차, 7차, 9차 사건 외에도 4차 사건 증거물에서 DNA가 검출된 점이 결정적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최초로 DNA 검출 사실이 알려진 후 이춘재는 범행을 계속 부인했지만, 최근 4차 사건 증거물 중 피해자의 속옷과 외투 등 5곳 이상에서 DNA가 검출된 사실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경찰에 결국 실토했다는 것이다. 4차 사건은 1986년 12월 14일 화성 정남면 관항리 농수로에서 이모(당시 23세)씨가 스타킹으로 결박돼 성폭행 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다.

이춘재는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됐고, 복역 중 모범수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DNA 검출로 화성사건 유력 용의자로 특정됐지만 그가 범행을 줄곧 완강히 부인한 것은 모범수 가석방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했다.

경찰은 그간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프로파일러 등 9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춘재를 대면조사하고 심리분석을 진행해왔다. 또 화성 7차 사건 목격자인 버스 안내양을 상대로 법최면 조사를 진행해 당시 목격한 용의자가 이춘재가 맞다는 진술을 이끌어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이춘재가 실제 자신이 저질렀던 범행을 자백한 것인지, 가석방 가능성이 사라지자 자포자기 상태에서 경찰 조사에 단순히 시인하는 태도를 취한 것인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며 "자백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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