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공개 소환' 방침 재검토
법무·검찰 개혁위 "검찰 사무 규정 등 개정 즉각 착수하라"
이인영 원내대표 "윤석열 총장이 검찰개혁 직접 대답해야"

 

 

[법률방송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소환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오늘(1일) 정오 서울중앙지검 청사입니다. 점심시간인데도 취재진들이 진을 치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을 촬영하기 위해 취재진들이 무작정 이른바 뻗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바닥엔 피의자인 정경심 교수가 검찰청사에 나오면 취재진 앞에 멈춰 설 지점을 표시하는 삼각형의 포토라인이 쳐져 있습니다.

관련해서 검찰은 그동안 정경심 교수 소환에 대해 정확한 출석 날짜와 시간은 공개하지 않지만 통상적 절차에 따라 검찰청사 1층 출입문을 통해 소환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검찰청사 1층 출입문.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는 바로 그 지점을 말합니다. 정 교수를 사실상 공개소환 해 취재진 포토라인 앞에 세우겠다는 겁니다.

지하 주차장 등 취재진을 피해갈 수 있는 별도의 통로로 소환하는 일종의 편의나 예우를 주지 않겠다는 건데 검찰은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단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3장 초상권 보호 제22'수사과정의 촬영 등 금지조항은 사건관계인의 초상권 보호를 위하여 소환 등 일체의 수사과정에 대하여 촬영을 허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23예외적 촬영 허용조항은 공적 인물인 피의자에 대한 소환 사실이 알려져 촬영 경쟁으로 인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될 경우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 날짜와 시간을 취재진에 고지하고 포토라인을 정해 촬영하도록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정경심 교수의 경우 수사공보준칙에서 정하고 있는 공적 인물에 해당하지 않아 소환 날짜는 고지하지 않되 언론이 알아서 촬영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게 그동안 검찰 스탠스였습니다.

그런 검찰 기류가 오늘 확 바뀌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오늘 최근 언론 관심이 폭증하고 정 교수의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어떻게 소환할지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정경심 교수는 취재진 노출을 피해 비공개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피의자 인권보호나 수사 보안 등을 위해 주요 사건 피의자를 비공개로 소환하는 전례가 없던 것도 아닌 만큼 검찰이 정 교수를 비공개로 소환한다 해도 그것 자체를 뭐라 할 순 없습니다.

다만 검찰이 공개 소환 재검토 이유로 밝힌 것들이 좀 궁색해 보입니다. 검찰은 언론 관심 폭증정 교수 건강을 재검토 이유로 들었습니다.

언론 관심은 조국 장관 수사가 시작됐을 때부터 이보다 더 관심을 많이 가질 수는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기사들을 쏟아 냈습니다.

정 교수 건강은 지난 달 23일 자택 압수수색 당시 충격을 받아 119를 부르려 했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것도 이미 검찰이 알고 있던 내용입니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들을 이제사 새로 알게 된 것 마냥 공개 소환 재검토 사유로 든 겁니다. 검찰이 내건 이유가 어쩔 수 없이 옹색하고 궁색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검찰이 저리 옹색해 보이는 모양새를 감수하고 공개소환에서 비공개소환 쪽으로 입장을 바꾼 건 그래서 다른 힘이나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한 공개소환 방침을 밝힌 뒤 그 사이 환경이 달라진 건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을 향한 지난 달 27일과 어제 두 번의 작심발언입니다.

문 대통령은 27일엔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엄정히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주시기 바란다절제된 검찰권의 행사를 주문했습니다.

검찰에 성찰을 주문한데 이어 어제 발언은 검찰총장을 직접 거론하며 더욱 직접적이었습니다.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검찰의 형사부·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의 개정 등은 모두 검찰개혁을 위해 필요한 방안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검찰총장에 지시한다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검찰은 그동안의 정경심 교수 공개 소환 입장을 바꿔 비공개 소환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어제 공식 발족한 제2기 법무부 법무·검찰 개혁위원회는 1호 권고 사항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와 형사·공판부로의 중심 이동 등을 위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과 검사 인사에 관한 규칙 개정 실무작업에 즉시 착수하라권고를 내렸습니다.

애초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 배당됐던 조국 가족 사건은 특수부에 재배당돼 단일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70건 넘는 압수수색을 받는 등 검찰의 집중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위원회 관계자는 특수부 축소와 형사·공판부 강화에 대해 검찰 수사권을 강화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검찰의 직접수사, 인지부서 수사가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기에 검찰 본연의 기능인 형사·공판부로 중심을 이동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설명해도 한마디로 검찰 직접 수사권을 대폭 축소해 검찰 힘을 빼겠다는 겁니다. 2기 법무·검찰 개혁위 위원장을 맡은 민변 사법위원장 출신 김남준 변호사는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주의자입니다.

그동안 부인에 아들에 딸에 일가족이 수사를 받으며 수세에 몰렸던 조국 장관이 대규모 촛불집회와 문재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발원에 힘입어 반격으로 돌아선 모양새입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원내대표단·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검찰은 검찰개혁에 대해 남 얘기하듯 해서는 안 된다"윤 총장이 문 대통령 지시에 대해 직접 대답해야 한다"고 문 대통령과 조국 장관을 거들었습니다.

반격의 시간. 소나기는 피하라는 말이 있지만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 추진이 한 번 팍 쏟아지고 마는 소나기에 그칠 것 같진 않습니다.

당장 특수부 축소를 위해 검사 전보 및 보직 관리 규칙등 개정 작업에 착수하고 이를 위해 관련 자료를 내놓으라는 조국 장관 법무부의 법무·검찰 개혁위 1호 권고에 검찰이 어떻게 대응할지부터 윤석열의 검찰이 정권의 검찰개혁 요구와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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