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인가구 청년 40%는 주거빈곤... 고시원 임차료가 타워팰리스보다 비싸"
공유형 임대주택 '셰어하우스'가 대안으로 떠오르지만 관련 법·제도는 전무

[법률방송뉴스] 서울에 사는 1인가구 청년 10명 중 4명 가까이가 반지하나 옥탑방, 고시원 같은 이른바 '지·옥·고'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층의 주거빈곤 타파, 대안은 없는 걸까요. 관련해서 오늘(26일) 국회에선 '셰어하우스 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현장을 장한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집에서 공간을 공유하며 함께 사는 청춘남녀들의 상큼하고 발발한 일상을 다룬 케이블TV 방송프로그램 '하트시그널'입니다.

"안녕하세요. (와인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만나서 반갑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2017년부터 시즌 1, 2로 방송되며 큰 인기를 모았고 비슷한 프로그램들도 많이 생겨났습니다.

더불어 이렇게 주택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이른바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TV 속 낭만은 TV 속 낭만, 청년들의 실제 거주환경은 팍팍함과 고단함 그 자체입니다.

오늘 국회에서 열린 '셰어하우스 제도 정착을 위한 정책 토론회'.

지난해 6월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20∼34살 청년 1인가구 가운데 주거빈곤가구 비율이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 혼자 사는 청년 10명 가운데 4명 가까이가 지하나 옥탑방, 고시원, 심지어 비닐하우스 같은 비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루하루 먹고 자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말 그대로 팍팍하기 그지없는 '서울살이'입니다.

[이철빈 / 셰어하우스 입주자]
"청년 입장에서 살면서 사실은 월세 내는 것도 벅차기도 한데 생활용품 사는 것, 그리고 식자재 사는 것, 이런 것들도 사실 무시 못하게 들어가는..."

주거환경은 열악하지만 그렇다고 거주에 들어가는 비용이 마냥 싼 것도 아닙니다.

평당 임차료를 비교하면 '고시원이 타워팰리스보다 높다'는 우스갯소리 아닌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이성영 / '희년함께' 팀장]
"이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청년들이 내는 가격이 또 만만치가 않습니다. 평당 임차료를 비교해보면 타워팰리스보다 고시원 평당 임대료가 훨씬 더 높다는 게, 정말 어려운 청년들이 높은 임대료를 내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들을 보여주고요."

현재 서울 대학가 평균 월세는 49만원, 보증금은 1천378만원.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직접 충당하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이에 따라 여럿이 집을 나누어 사용하는 공유형 임대주택, 셰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월세 20만~30만원이면 거실과 부엌 등 공간을 공유하며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규현 / 셰어하우스 운영자]
"주거에 필요한 비용은 월세뿐만이 아니에요. 관리비, 공과금, 각종 소모품과 식품, 렌탈료들을 혼자 감당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공유경제의 이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혼자 감당하는 부분을 나눠서 낼 수 있다..."

더불어 함께 지내면서 인간적인 교류와 정도 나눌 수 있는 점 등 감정적인 부분도 셰어하우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문제는 셰어하우스가 1인가구 청년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반면 관련 법·제도는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관련 법에 심지어 셰어하우스에 대한 개념과 명칭 자체가 없습니다.

[김병주 / 한국토지주택공사 청년주택사업처 차장]
"공공주택특별법상에 공공임대주택 정의가 내려져 있는데 일단 공급유형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영구임대, 국민임대, 행복주택 등 해서 총 7가지로 나뉘어 있는데요. 거기에는 공유주거형, 그러니까 셰어형 임대주택에 대한 용어 정의가 따로 없고 그것을 어떻게 공급을 해야 될 것인지 기준이 따로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임대차 계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주민등록 신고나 확정일자 신고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표준화된 절차가 없어 주거 안전성과 지속성 측면에서 여러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김명훈 / 함께주택협동조합 실무자]
"(셰어하우스는) '정주성'에는 취약한 점이 있는데, 누구나 셰어하우스 생각할 때 '오래 살기에는 적합하지 못한 주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은 결국에는 그 안에서 생겨나는 커뮤니티의 불안 요소를 안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토론회 참석자들은 공유주거형 공공임대주택, 셰어하우스에 대한 개념과 정의, 범위를 규정하고 공용시설 구성 등 건축과 운영 관련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관련해서 오늘 토론회를 개최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셰어하우스가 청년들뿐 아니라 주거취약계층 전반과 도심 낡은 주택이나 폐가 문제 해소에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계속 집들은 더 낡아가고 있고 거기 사시는 분들 재산이 오히려 떨어지고 있죠. 그런 분들에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청년 대상(이긴 하지만) 이런 싼 주거 형태가 필요하고 해서 그런 분들하고 매칭이 되면 집을 장기로 임대해서 임대수익도 드리고..."

국민 10가구 가운데 3가구가 1인가구인 시대. 청년들을 포함한 1인가구 주거난 해소와 주거 안정을 위해 셰어하우스 관련 법·제도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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