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 "유명 성형외과 '유령수술'로 수백명 사망"... 법원 "비방 아냐, 명예훼손 무죄"
현직 의사 "유명 성형외과 '유령수술'로 수백명 사망"... 법원 "비방 아냐, 명예훼손 무죄"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9.25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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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수술, 원래 하기로 한 집도의 아닌 다른 의사가 개리수술
법원 "유령수술 있었지만 200~300명 사망 주장은 허위사실"
"경쟁 성형외과 비방 목적 아닌 '공공의 이익' 위한 것... 무죄"

[법률방송뉴스] 성형외과에 ‘유령수술’ 이라는 은어가 있다고 합니다. 유명 성형외과 의사 등 원래 집도하기로 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대신 수술을 하는 대리수술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합니다.

이 강남 유명 성형외과 병·의원의 유령수술 실태를 댓글로 고발한 현직 성형외과 의사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법원 판단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충남 천안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는 51살 김모씨라고 합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천안자택에서 유령수술 실태를 고발하는 기사에 장문의 댓글을 달았다고 합니다.

일단 유령수술은 타인을 기망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도 김씨가 올린 댓글 내용은 상당히 셉니다.

“G모, W모, I모 등등 성형외과에서 유령수술 하다가 죽인 사람이 꽤 많다고 알려져 있죠. 복지부는 아예 실태조사도 안 해요”,

"의사들 사이에서는 대충 200~300명은 죽인 걸로 소문이 파다함“,

"수술하다 죽이고 3척5천만원 쥐어주고 보험처리하고 보호자들 입 막고 병원장은 보험회사에서 3억5천만원 돌려받고“ 등의 내용들입니다.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는데, 일단 우리 법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도 처벌하고 있기 때문에 김씨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에서 김씨는 6년간 수집한 성형외과 의료사고 사망사건 기사 60건, 의료사고 후 해당 병원 의사들의 녹취록을 제시하며 G 성형외과에서 200~3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유영근 부장판사)는 일단 ‘수술 중 사망한 유가족에게 3억5000만원을 지급해 입을 막았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해당 합의 사실은 병원 측 증인이 모두 인정했다. 진실과 약간 차이가 있더라도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하지만 G 병원에서 200~300명이 사망했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비율 및 수치를 추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며 허위사실로 판단했습니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사실 적시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현재 G 성형외과 관계자들이 사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며, 민사소송 1심에서는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인은 천안에서 성형외과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강남 성형외과와 경쟁관계에 있어 비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를 판결했습니다.

△김씨가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의료사고 진상조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점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며 G 성형외과 측 관계자를 상해죄로 검찰에 고발한 점 △TV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유령수술의 문제점을 알린 점 등도 판결에 감안됐습니다.

해당 댓글이 경쟁관계 성형외과를 비방해 득을 보려는 부정한 목적이 아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니만큼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조각해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대법 판례도 적시한 사실이 국가·사회·기타 일반 다수인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경우 명예훼손 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처벌 존폐 여부가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론 폐지하면 무분별한 인신공격 등이 횡행할 것 같아 존치는 하되 정말 악의적인 유포에 한해 엄격한 잣대로 처벌을 최소한으로 하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입니다.

고객을 기망하는 ‘유령수술’엔 병원이 망하거나 의사를 다시 못 할 정도의 철퇴를 내려 시도할 엄두를 못 내게 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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