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압수수색과 자장면, 국민들 가슴 짓밟아"... 검찰 "먹은 적 없다"

[법률방송뉴스]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 ‘11시간 압수수색’ 후폭풍과 논란이 뜨겁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검찰이 어제(23일) 조국 장관의 서울 방배동 자택을 아침 9시가 좀 지나면서부터 저녁 8시 무렵까지 11시간가량 압수수색한 걸 두고 어제 오늘 하루종일 온라인이 시끌시끌했습니다.

조 장관 지지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해도 너무 한다’ 6글자입니다.

일부 언론들은 ‘조국 장관 자택 9시간째 탈탈 털어’ 같은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를 붙여 출고했고 포털 메인 페이지엔 그런 기사가 떠있어 지지자들의 분노를 활활 부채질했습니다.

도대체 50평 남짓한 아파트 하나를 11시간이나 걸려 털 게 뭐가 있냐는 분노의 성토입니다.

여기에 어디서부터 그런 말이 시작됐는진 모르겠으나 압수수색 나간 검사와 수사관들이 ‘자장면’을 시켜먹었다는 루머까지 돌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습니다.

‘놀러 갔냐’, '거기서 자장면이 넘어가냐‘, ’검찰 니들은 정말 인간도 아니다‘는 식의 비난입니다.

작가 공지영씨 같은 경우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압수수색과 자장면에 상처받은 건 그와 그의 가족뿐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살고자 했던 수많은 국민들 가슴이 짓밟힌 거다“라고 적었습니다.

공씨는 오늘도 본인 페이스북에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글을 공유하며 “압수수색과 자장면이 그를 가장 많이 상처 줬겠지. 그러나 조금은 나은 세상을 염원했던 우리 또한 깊이 상처받았다”고 썼습니다.

‘자장면’과 ‘검찰’의 조합이 공씨 글에선 무슨 ‘민주주의의 적’ ‘만고의 역적’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검찰이 오늘 자장면 운운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기자들에게 보낸 압수수색이 11시간 소요된 데 대해 설명하는 입장문 문자를 통해서입니다.

검찰은 압수수색이 길어진 데 대해 먼저 조 장관 가족이 변호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 해서 변호인이 오기 기다렸다가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압수 대상 범위에 대한 변호인의 이의제기가 있어 영장 효력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법원에서 두 차례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받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게 검찰 설명입니다.

요약하면 통상보다 압수수색 시간이 길어진 건 검찰이 일부러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압수수색 대상인 조 장관 가족이 법적인 권리를 꼼꼼히 행사해서 그렇게 된 거라는 해명입니다.

자장면 논란에 대해서도 검찰은 “압수수색 집행 시간을 의도적으로 끌기 위하여 자장면을 주문하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일부에서 제기된 조 장관 집에 금고가 있고 금고를 열기 위해 기술자를 부르느라 압색이 늦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 압색과 자장면에 “국민들 가슴이 짓밟힌 거다. 상처받았다”고 주장한 공지영씨가 ‘자장면 먹은 적 없다’는 검찰 해명에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밝힐 계획이 있는진 모르겠습니다.

공지영씨 얘기를 하나 더 하면 공씨는 조국 장관 임명에 찬성한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진중권 동양대 교수에 대해서도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독설을 쏟아 냈습니다.

"국아, 국아 부르며 친했던 그의 기사를 보았다. 사람들이 뭐라 하는데 쉴드를 치려다가 문득 생각했다. ‘개자당’ 갈 수도 있겠구나. 돈하고 권력 주면...“

‘개자당’은 자유한국당을 비하하는 단어입니다. 조국 장관 임명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돈’과 ‘권력’을 탐한다는 식의 단정적인 확신.

공지영씨는 그러면서 진중권 교수의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유학 시절을 두고선 "좋은 머리도 아닌지 그렇게 오래 머물며 박사도 못 땄다“는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고 진중권 교수가 1998년 펴낸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조선일보 조갑제 기자의 박정희 전 대통령 전기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를 비틀어 패러디해 이른바 ‘박정희 신화’와 극우의 멘탈리티를 해부해 조각낸 책입니다.

거기서 이른바 ‘확증편향’ 관련 나치 히틀러 추종자들의 얘기가 나옵니다.

패전이 확실시되자 히틀러는 지하 비밀벙커에서 자살합니다. 측근들이 시신을 극비리에 ‘처리’ 합니다. 연합군은 확실한 승전 전리품인 히틀러의 시신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비참한 말로를 두고 히틀러의 추종자들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이 없다. 총통은 살아 계시다’는 엉뚱한 결론에 다다르며 포기하지 않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입니다.

‘조국’을 기준으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나누고,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그것에 기반해 상대를 물어뜯고 할퀴어 대고.

수사 대상이 그게 다가 아니긴 하지만 고등학생 인턴증명서 허위 잡아내자고 검찰 최정예라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화력을 몽땅 쏟아 붇고 있는 작금의 검찰 수사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익명의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수사 내용을 언론에 흘리며 여론을 움직여보려 하는 구태도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근절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조국 장관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돈과 권력에 환장한 적폐로 모는 것도 절대 온당치 않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정도를 가며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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