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모여들자 도주... 카자흐스탄 불법 체류자, 용의자로 특정되기 전에 출국

▲전혜원 앵커= '알기 쉬운 생활법령'부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상당히 안타까운 사건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와서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한 초등학생이 대낮에 뺑소니 사고를 당했는데요.

문제는 이 뺑소니 사고를 낸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지만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알기 쉬운 생활법령에서는 경남 진해 초등학생 뺑소니 사건을 통해서 뺑소니 사고와 처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사건 다들 알고계실 것 같지만 이 변호사님 어떤 내용인지 간략하게 정리해주시죠.

▲이성환 변호사(법률사무소 청지)=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경에 경남 진해에 있는 한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인데요. 과속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8살 소년을 차로 치고 도주를 한 사고입니다.

도로를 건너던 소년을 자동차 오른쪽 사이드미러를 치고박고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초등학생은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현재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앵커= 안타깝습니다. 처음에는 이 사고 후 바로 도주했다고 알려졌었는데 알고보니까 사고 후에 내려서 사고 장소를 한 번 확인을 했다면서요.

▲이성환 변호사= 사고 후에 바로 도주한 것이 아니고 내려서 상황을 몇분 정도 살펴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이 모여들고 119 등에 신고를 하자 차량에 탑승해서 빠르게 도주를 한 것인데요.

용의자는 그 어떤 보호조치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 8살 아이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하루빨리 아이가 일어나야 할텐데요. 두 분 모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사건이 그냥 보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사고를 낸 용의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졌잖아요.

▲김보람 변호사(법률사무소 해온)= 아이가 다치게 되면 조금 다쳐도 부모가 마음이 더 아프잖아요. 지금 의식불명이라서 부모님의 걱정이 굉장히 클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용의자의 신분이 확인됐습니다.

용의자가 사고 현장 2km 떨어진 곳에서 차량을 버려두고 갔는데 차량 내부에서 지문을 확인했지만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불법체류자가 아니겠느냐. 그런 예측을 했는데 예측과 동일하게 경찰이 추적을 통해서 조사를 하던 중에 가해자가 사고 직전에 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했던 것으로 보여요. 카드를 통해서 외국인이고 불법체류자 사실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용의자는 지난해 7월에 한달 간만 머무는 단기비자로 국내에 들어왔던 카자흐스탄인으로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단기비자로 들어와서 9월까지 불법체류 중이었는데, 누구인지는 밝혔는데 그런데 잡지 못한 이유가 생겼다면서요.

▲김보람 변호사= 경찰이 신원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의자가 사고 발생 다음날 바로 출국을 해버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경찰은 용의자가 범행 후 18시간 만에 출국을 해버렸기 때문에, 용의자가 특정되기도 어려운 시간이었고 출국금지 조치를 하기 전에 출국을 해버린 상황이고요.

사고가 나고 바로 아이의 아버지가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제대로 용의자가 잡히지도 못하고 그렇게 되면 어떡하냐, 라는 우려섞인 글을 올렸는데 그 우려에도 용의자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죠.

▲앵커= 들을수록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그럼 이번 사건 법적으로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뺑소니 사고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은데 사고를 내고 구호조치 없이 도주를 했습니다.

어떤 처벌을 받게 되고 이번 사건의 경우는 어떻게 적용이 될지 알아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이성환 변호사= 우리 도로교통법에는 사고 발생 시에 운전자가 취해야 할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큰 사고를 치더라도 사고 후에 조치만 어느정도 취한다면 크게 형사처벌받을 일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자신이 음주운전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발생한 사고는 반드시 조치를 하시는 것이 최소한의 처벌을 받게 된다라는 점을 명심하셔야 되는데요.

지금 이 사건과 같이 운전자가 사고 이후에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도주차량에 의한 처벌을 받게 되는데요.

부상이 발생한 사람을 그대로 두고 갔을 경우에는 그 피해자의 안전에 아주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특별히 가중해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상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요. 사망한 경우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기 때문에 굉장히 중하게 가중처벌하고 있다고 알고 계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아마 기사를 보신 분들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실 겁니다. 불법체류자인데 어떻게 출국을 했을까.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불법체류자면 분명 기록에 나오지 않습니까. 공항에서도 조사를 하다보면 불법체류자를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데 원래 이렇게 마음대로 출국할 수 있는 겁니까.

▲김보람 변호사= 불법체류 사실이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는데요. 이런 불법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진 출국을 독려하기 위해서 자니 출국신고서에 불법체류 사실만을 제대로 기재를 하면 바로 출국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범죄경력이나 이런 것들이 확인되면 이례적으로 바로 출국을 못하게 되는데 그렇지 않다면 자진해서 신고를 하게 되면 출국을 할 수 있게 하는 자진출국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른 조치가 있기 전에 바로 출국할 수 있는, 그런 오히려 제도의 허점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래서 바로 그렇게 빨리 출국을 해버린 거네요. 또 하나 걱정인 게 아이가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할 겁니다. 그런데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 부분이 궁금해지는데요.

알고 보니까 차량도 대포차량이었고 당연히 무보험 차량이었겠죠. 상황이 안 좋습니다.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이성환 변호사= 대포차량이라고 하니까 그 점을 살펴봐야 될텐데요. 대포차량의 경우 이 사건과 같이 범죄에 이용되거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 법은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대포차를 이용하는 것 즉 본인 명의로 이전등록을 하지 않고 차량운전을 한 행위가 범죄이고 이것을 알고서 유통을 시키거나 구입하는 행위도 처벌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무보험 차량이라는 것인데요. 자동차끼리 발생한 사고라면 피해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 특약에 따라서 무보험인 경우에도 조사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보행자의 경우이기 때문에 그 적용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가입했던 상해보험이나 이런 것으로 보상이 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할 것이고요. 이런 것도 다 없다고 한다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의 보장사업에 따른 보상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충분한 보상이 안 될 수는 있는데요.

부상의 경우에는 3천만원 한도고요.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후유장애가 발생한 경우 또는 사망한 경우에는 1억5천만원 한도에서 보상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안 받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에 이 조치를 알아보셔야 할 것 같고요. 교통사고 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아서 가까운 손해보험사에 신청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래도 의식불명 상태라서 꽤 큰돈이 들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용의자가 카자흐스탄인이라고 했는데 출국을 했죠. 죄를 물어야 할텐데 이 사람 찾을 수 있을까요.

▲김보람 변호사= 우선 신변확보가 되어야 되는 부분인데 해외로 출국하고 외국인이기 때문에 지금 경찰은 인터폴에 사고 용의자를 수배하고 또 카자흐스탄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수사는 계속 진행이 되는 것 같고요. 범죄인인도 요구 절차만 최소 수개월이 걸린다, 라고 보통 알고 있지 않습니까. 사건이 흐지부지 될까봐 걱정인데 만약 용의자를 국내로 송환을 한다, 그러면 어떻게 진행될까요.

▲김보람 변호사=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서 법무부에서 범죄인인도 요청을 해서 신변확보를 해서 국내로 송환할 수 있기만 한다면 국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국내 재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신변확보만 되면 처벌은 가능한 상황입니다.

▲앵커= 하루빨리 신변확보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가족들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빨리 의식을 회복했으면 좋겠고요. 또 용의자 체포 또한 빨리 이뤄져서 합당한 처벌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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