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욱일기' 사용과 류석춘의 "위안부는 매춘" 발언... 일본 군국주의와 우리 안의 식민주의
도쿄올림픽 '욱일기' 사용과 류석춘의 "위안부는 매춘" 발언... 일본 군국주의와 우리 안의 식민주의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9.22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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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2차대전 피해국가에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 다름없이 인식되는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과 사용을 허가하기로 하면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태양에서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욱일기(旭日旗)의 ‘욱’(旭) 자는 한자로 그 뜻 자체가 ‘아침 해’를 뜻합니다. 욱일기는 이처럼 모양도 이름도 ‘아침햇살’을 형상화 한 깃발입니다.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화와 제국주의의 길로 접어든 일본은 메이지 3년이던 1870년 이 욱일기를 일본 제국 육군기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해군기로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욱일기는 각 군별로 햇살 모양이나 형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본 군대의 ‘깃발’이 됐습니다.

우리나라나 중국 등 2차 대전 피해 국가에게 이 욱일기는 나치의 갈고리 십자가 문양 깃발인 '하켄크로이츠'와 하나도 다를 게 없는 ‘전범기’와 마찬가지로 인식됩니다.

하지만 2차대전에서 연합국에 똑같이 패망한 독일과 일본이지만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는 사뭇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독일은 스스로 하켄크로이츠를 전범기로 규정해 법으로 사용을 금지한 반면, 2차대전 뒤 점령군으로 입성한 미군은 욱일기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일본은 미군의 묵인 하에 개정헌법에 따라 출범한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에 욱일기를 앞서거니 군기로 다시 내걸었고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2차대전 피해국가들엔 나치 전범기와 하나 다를 게 없는 이 욱일기를 2020년 도쿄올림픽 응원기로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기로 해 한국과 중국 등 국가의 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2차대전 피해 국가들에 욱일기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하고 깊은 우려와 함께 경기장 내에서 욱일기사용 금지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일단 IOC는 올림픽 헌장에서 "올림픽 경기장 내에서는 어떤 종류의 정치적, 종교적 혹은 인종적 선전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IOC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팀의 한반도기에 독도가 그려진 것을 일본 측이 항의하자 한반도기를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고 사용 중지를 명령한 적도 있습니다.

독도가 찍힌 한반도기에 그처럼 단호한 입장을 취했던 IOC는 그러나 욱일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우려와 항의에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경기장은 모든 정치활동과 무관해야 한다"면서도 "올림픽 경기 기간 동안 욱일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될 때, 사안별로 금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는 게 지난 12일 IOC가 성명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사안별로 금지 여부를 살펴볼 것“이라는 말은 결국 일단 욱일기 사용을 금지하지 않고 허용하겠다는 말과 동의어에 불과합니다.

일본은 이에 더해 장애인올림픽인 패럴림픽은 메달 자체를 욱일기를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욱일기 논란에 부채질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서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공식 항의하고 메달 디자인 교체를 요청했지만 국제패펄림픽위원회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패럴림픽 메달은 아름다운 부챗살 모양"이라며 일본 입장과 주장을 두둔하고 나선 겁니다.

이와 관련 오타카 마사토(大鷹正人)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욱일기는 태평양 전쟁 전, 전쟁 중에 군기로서 처음 나온 디자인이 아니며, 일본에서 오랫동안 친숙해져 왔다"며 "한국 정부의 비판은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타가 대변인은 그러면서 "욱일기 게시 자체는 정치적 선전이 아니며, 도쿄올림픽에서 금지된다고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욱일기 사용을 철회할 뜻이 없음도 다시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욱일기 디자인은 출산, 명절, 자위대 함선 깃발 등 일본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이것이 정치적 주장이라든지 군국주의의 상징이라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햇살 디자인인 ‘욱일’이 일본 내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쓰는 디자인이라는 일본 정부 인사들의 주장은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단적인 예가 맥주로 유명한 ‘아사히’입니다.

아사히는 한문으로는 ‘조일(’朝日) 이라고 씁니다. ‘아침 해’ 라는 뜻입니다. ‘아침 해’라는 뜻의 ‘욱일’과 사전적으로 똑같은 뜻입니다.

실제 일본의 중도좌파 신문인 아사히 신문도 회사 로고를 ‘아침햇살’ 문양을 쓰고 있습니다. 문양과 로고만 보면 일본 군대 깃발인 욱일기와 똑같습니다.

우리나라가 태극 문양을 예쁘게 변형해서 쓰는 것처럼 일본도 ‘아침햇살’ 문양을 전통적으로 민간에서도 써온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명백합니다.

문양은 같더라도 ‘아사히’가 아닌 ‘욱일기’는 일본군 군대의 '깃발'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올림픽 하는데 정부가 국방부 깃발, 육군 깃발, 해병대 깃발 들고 나가 응원하라고 독려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 정통 보수나 우익은 ‘어디 신성한 군대 깃발을 체육관 경기장에 가서 흔들라고 하느냐’고 못마땅해 하는 기색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가 펄럭거리는 장면을 보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틈만 나면 과거로 회귀하려는 일본과 류석춘 연세대 교수의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잊을만 하면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우리 안의 식민잔재와 ‘망언’. 여러 생각이 듭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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