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심리학자 "출소 기대하고 있었을 것, 공소시효 만료로 경찰 수사도 재개 못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오른쪽)가 1994년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오른쪽)가 1994년 충북 청주시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가 경기도 화성시 진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검거 노력이 미흡했던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였던 이 마을은 이춘재의 고향이자 화성 사건의 범행 현장이기도 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 9건 중 6건은 모두 이춘재의 옛집에서 3㎞ 이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 중 2차와 6차 살인사건은 이춘재가 살던 집 근처 농수로와 야산에서 발생했지만 범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

한 매체에 따르면 이춘재의 어머니 김모(75)씨는 아들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확인된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재는 1963년에 화성에서 태어나 인근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전기부품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처음 발생한 1986년에는 결혼해 아들도 낳았는데 5·7·9차 사건은1987~1988년 사이에 발생했다. 

이 사건들은 성폭행 후 목 졸라 살해한 뒤 피해자 속옷으로 손·발을 결박하고 농수로나 야산에서 유기하는 등의 수법이 매우 비슷하다.

1994년 이춘재가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처제 성폭행 살인사건 역시 충북 청주시 복대동 자신의 집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후 목 졸라 살해한 뒤 집에서 880m가량 떨어진 곳에 시신을 유기했다.

처제의 시신은 집 근처 철물점 건물 뒤편 건축 자재 창고에서 발견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춘재는 모범수인데다 아무리 늦어도 30년을 복역하면 가석방 시켜주는 관례가 있어 조만간 출소할 기대를 갖고 있었을 것”이라며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에서 경찰이 수사를 재개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가족들에게까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리스크를 떠안긴다는 부담감에 자백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최신 DNA 검사 기술의 정확도가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범인을 특정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고, 이춘재의 가석방 심사 때 이번 사건에 대해 추가적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처벌은 어렵겠지만 피해자의 유가족들에게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범인 검거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정도의 구제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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