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잔혹사⑤] "수십년 사람 잡는 '야미' 취급 문신·타투... 불법 의료행위 아닌 전문직업, 합법화해야"
[문신 잔혹사⑤] "수십년 사람 잡는 '야미' 취급 문신·타투... 불법 의료행위 아닌 전문직업, 합법화해야"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9.19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간 '타투이스트 자격증'도 있어... 양성화해서 체계적으로 규제·관리해야"

[법률방송뉴스] 우리 법원은 일관되게 타투나 문신을 의료행위로 규정해 법적으로는 의료인만 타투를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문신을 의료행의로 규정한 가장 마지막 대법원 판결은 지난 1992년으로 그 후로도 거의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타투나 문신이 준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을 만큼 문신이나 타투는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문신을 불법 의료행위로 규정해 역설적으로 관리나 규제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는 게 과연 유효할까요.

법률방송 현장기획 '문신 잔혹사' 다섯번째, 오늘(19일)은 '문신 양성화'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타투 아카데미입니다.

타투를 직업으로 삼으려 하는 학생들이 타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파일엔 타투 밑그림에 해당하는 여러 도안들이 들어 있고, 노트엔 타투 관련한 내용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타투 잉크'에 대한 분석과 몸에 타투를 새기는 장비의 하나인 '펜타입 머신의 장점' 등 나름 전문성이 있어 보입니다.

아카데미 벽에는 학생들의 도안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순정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화사한 도안에서 뭔가 신비하고 그로테스크하게 보이는 도안, 눈이 먼 정의의 여신 ‘디케’ 도안까지 다양한 도안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아카데미는 한국패션타투협회라는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타투 학원으로 협회는 ‘타투 자격시험’을 자체적으로 주관하고 있습니다.

[임보란 / 한국패션타투협회 회장]
"일단은 저희 타투이스트 민간자격증 같은 경우에는 이론이라든지 타투이스트들이 가져야 될 덕목이라든지 역사라든지 피부 보건위생, 이런 전반적인 틀에 대한 교육이라고 생각을 하면 되고..."

시험은 1차 필기와 2차 실기로 나눠 1차 필기시험 합격자에 한해 2차 실기시험 자격을 부여합니다.

시험 문항을 보니 타투의 역사에서부터 디자인이나 색감, 살균과 소득 등 보건위생 분야까지 타투와 관련된 여러 분야 문제들이 두루 출제됩니다.

지금까지 2회 치러진 시험에선 1차 필기 탈락자가 40%에 달할 정도로 나름 난이도가 있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입니다.

[임보란 / 한국패션타투협회 회장]
"필기 같은 경우에는 이론이 부족하셔 가지고. 왜냐하면 피부라든지 보건위생 부분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 점수 때문에 사실 많이 떨어져서. 필기 공부를 많이 하셔야 된다는..."

'타투이스트 자격증'은 1급과 2급 두 단계가 있는데 순수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자격증이니만큼 공인중개사나 노무사처럼 국가가 인정하는 전문자격증은 당연히 아니고 법적인 효력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를 내는 쪽이나 시험을 보는 쪽이나 굳이 공부를 해서 필기와 실기시험을 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건 타투이스트가 나름 전문직업이라는 '자부심'과 관련한 측면이 큽니다.

그 이면엔 현행법상 타투나 문신이 의료행위로 규정된 마당에 보건위생에 문제가 없도록 자체적으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협회 측의 설명입니다.

[이순재 / 한국패션타투협회 교육위원장]
"피부에 바늘로 색소를 집어넣는 행위다 보니까 감염이 중요하거든요. 우선적으로는 그래서 보건위생 쪽으로는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교육을 시키고 있고..."

다른 한 측면은 타투나 문신은 조폭이나 히피 같은 이른바 ‘양아치’들이나 하는 거라는 기존 인식을 깨기 위한 면도 있습니다.

"불법, 야미(뒷거래), 흉측, 지울 수 없는 무엇, 이런 이미지의 조합들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전문직업으로 봐달라"는 것이 이들의 항변입니다.

[이순재 / 한국패션타투협회 교육위원장]
"흔히 어른들께서 얘기하시는 보기 흉한 문신이라든지 깡패문신. 이런 것들을 많이 자제하고 조금 더 작품성 있고 자기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그리고 오래가도 후회하지 않은 그런 문신을 고객한테 추전하기 위해서 타투이스트들의 어떤 지적 수준이랄까 감성 같은 것. 이런 것을 배양하기 위해서..."

비록 법적인 효력은 없지만 고객들도 자격증을 걸어놓고 영업을 하는 타투이스트들을 보면 뭔가 신뢰가 가고 더욱 믿고 몸을 맡기게 된다고 말합니다.

[오원택 / 타투 고객]
"타투는 전문적으로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여기로 오면 타투이스트 자격증이 있고 또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잘하시는 것처럼 더 믿음이 가서 여기서 하게 된 것 같아요."

반영구 눈썹 문신을 포함해 한 번이라도 타투나 문신을 받은 사람이 1천300만명에 달하고 문신사들만 35만명에 이르는 시대.

그럼에도 태생적으로 '불법 의료행위'라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음습한 틀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타투나 문신을 이제는 합법화해 양지로 끌어내 달라는 것이 타투이스트들의 한결같은 요청입니다.

제도권 안에서 적절한 규제나 자격을 부여하는 게 타투이스트들이나 고객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게 타투이스트들의 주장입니다.

수십년 된 법원 판례에만 묶여 있을 게 아니라 문신이나 타투 합법화를 위한 전향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