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차례 화성사건 DNA 일치... 1차 조사에서 혐의 부인"
부산교도소 관계자 "무기수 아니었으면 이미 가석방됐을 것"

반기수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19일 오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기수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19일 오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50대 남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이모(56)씨가 1차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유류품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차(1987년 1월), 7차(1988년 9월), 9차(1990년 11월) 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나머지 화성사건에 대해서도 이씨와의 DNA 일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히고, 수사가 초기 단계라는 이유를 들어 구체적 사실 확인은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DNA 감정 결과를 토대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씨를 직접 조사했지만 이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씨에 대한 혐의를 밝혀나갈 것이며, 매주 1차례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본부장인 경기남부경찰청 반기수 2부장은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하나의 단서"라며 "이 단서를 토대로 기초 수사를 하던 중에 언론에 수사 사실이 알려져 불가피하게 브리핑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의 신원 확인도 거부했지만 인터넷에서는 그가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기수 '이춘재'라는 내용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씨는 지난 1994년 1월 청주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온 처제 이모(당시 20세)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여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씨는 1995년부터 수감 생활을 했고 24년 동안 특별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어 1급 모범수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수가 많은 부산교도소에서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혼거실에 수용돼 있다.

부산교도소 관계자는 "이씨는 평소 말이 없고 조용히 수감 생활을 해온 대표적인 모범수"라며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사실을 놀라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지 않았으면 이미 가석방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씨가 화성사건 증거물에서 나온 DNA와 자신의 DNA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혐의를 부인한 것을 두고 가석방 가능성을 노려왔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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