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공화국의 그늘①] "편의점 공화국? 24시간 일해도 한 달에 130만원 벌어, 하루 8시간 최저임금도 안 돼"
[편의점 공화국의 그늘①] "편의점 공화국? 24시간 일해도 한 달에 130만원 벌어, 하루 8시간 최저임금도 안 돼"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9.18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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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4만2천개, 4년 새 1만2천개 늘어... "100만원어치 팔면 4만3천원 남아"
아르바이트생 해고하고 '온 가족 알바 경영'... 합리적 개선 위한 제도 마련해야

[법률방송뉴스] ‘백세 시대’라고 해서 정년퇴직은 물론 40~50대에 명예퇴직이나 권고사직이라도 하게 되면 뭔가 일을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게 현실인데요.

대다수 퇴직자들이 '특별한 기술은 없고 퇴직금으로 편의점이나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는 것도 실상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요. 법률방송에선 오늘(18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편의점 관련한 보도를 해드리겠습니다.

법률방송 '현장기획', 먼저 편의점을 하면 한 달에 얼마나 버는지 업계 실태를 신새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편의점입니다.

골목을 사이에 두고 대각선 방향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른 브랜드 편의점이 위치해 있습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이런 ‘한 집 건너 한 집’ 편의점 풍경을 찾아보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웬만한 지방 중소도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말 그대로 ‘편의점 공화국’입니다.

[심준수 / 편의점 가맹점주] 

“저희 점포만 해도 제 이후에 또 2개 점포가 더 오픈이 됐거든요. 저희 동종 브랜드도 하나 오픈이 됐고 또 타 브랜드도 하나 오픈이 됐는데...”

한국편의점네트워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엔 모두 4만2천개 넘는 편의점이 있습니다.

통계청 '2015년 경제총조사' 기준 편의점 수 2만9천628개와 비교하면 4년 만에 1만2천개 이상 급증한 겁니다.

삼성증권 보고서를 보더라도 원조 ‘편의점 왕국’ 일본이 편의점 1곳당 이용 인구가 2천200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천300명으로 이용인구 수가 일본 대비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그렇게 많아 보이는 커피전문점보다 편의점 수가 2015년 기준 2배 이상 많고 치킨집보다도 더 많습니다.

제빵·제과나 피자·햄버거 가게와 비교하면 편의점 수가 3배 이상 더 많은, 가맹점 수 압도적 1위입니다.

한 마디로 ‘편의점이나 해볼까’ 하고 쉽게 뛰어들 수 있는 게 아닌 레드오션 시장이 된 지 오래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심준수 / 편의점 가맹점주] 

“근접출점은 모든 가맹점주들한테는 좀 피해가 되는 부분이죠. 손익감소가 바로 연결이 되니까. 근접출점을 너무 무분별하게 하다 보니까 점주들 손익이 감소가 되고 그로 인해서...”

숫자는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편의점은 영업이익률에 있어선 거꾸로 가장 낮습니다.

2015년 기준 치킨가맹점 영업이익률이 17.4%, 커피전문점이 13.1%인 반면 편의점은 치킨집의 4분의 1도 안 되는 4.3%에 불과합니다.

치킨집이 100만원어치 팔면 17만4천원, 커피전문점은 13만1천원의 영업이익을 보는 반면 편의점은 100만원어치 팔아봐야 손에 쥐는 돈은 4만3천원에 불과하다는 얘기입니다.

[이호준 사무총장 / 한국편의점네트워크]

“또 새로운 시장으로 유입이 되시는 분들도 장사가 잘 돼야지 이제 먹고 살 수 있는 건데 똑같은 파이를 나눠 먹으면 서로 죽는 거기 때문에 이거는 이제...”

또 다른 문제는 편의점 업종 특성상 음식점이나 커피집, 미용실처럼 고유의 맛이나 서비스로 승부를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귀결점은 아르바이트생들 '자르고' 온 가족이 교대로 알바를 하는 가족 경영, 다른 하나는 ‘가격 출혈경쟁’밖에는 없습니다.

[이호준 사무총장 / 한국편의점네트워크]

“편의점 같은 경우는 같은 물건을 파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를테면 여기 새우깡이 맛있냐, 저기 새우깡이 맛있냐, 라고 그 맛 때문에 뭔가를 선택한다거나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물건을 파는 소매점이기 때문에...”

점주들이 출혈경쟁으로 피해를 보고 심한 경우 손해 보고 장사를 해도 가맹점 본사 입장에선 손해 볼 게 없습니다.

편의점은 통상 65 대 35 정도로 점주와 본사가 이익을 나눕니다.

이런 수익배분 구조에선 점주 개인들로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더라도 편의점 수 자체를 늘리면 본사 입장에선 어쨌든 매출액 자체는 계속 늘어나 영업이익을 벌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통계청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2013년 10조2천928억여원이었던 편의점 업계 매출액은 2014년 11조3천236억여원, 2015년엔 12조7천322여억원으로 매년 1조원 이상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가맹점당 영업이익은 2천100여만원, 2천200여만원, 1천800여만원으로 보합이거나 오히려 줄었습니다.

2018년 경우엔 한 달 내내 하루 24시간 가게 문을 열고 있어도 평균수익이 130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편의점네트워크 관계자의 말입니다.

단순계산으로 명색이 편의점 ‘사장님’인데 올해 최저임금 시급 8천350원으로 하루 8시간 일한 것에도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호준 사무총장 / 한국편의점네트워크]

“지금 메이저 브랜드가 5개가 있다 보니까 어쨌든 기업적인 입장에서는 돈을 벌려면 자꾸 이제 출점을 해야 되는데 거기에서 어떤 문제가 이제 비롯된 거고...”

물론 모든 점주들이 아등바등 ‘울며 겨자먹기’로 장사를 하는 건 아닐 테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점주들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가맹점 본사엔 별다른 피해가 없고 아르바이트생 해고나 점주들의 출혈경쟁만 유도하는 무분별한 점포 증설에 대한 합리적 규제를 위한 제도 마련은 꼭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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