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분열 부추기는 여론조작" 비판 비등... 문재인 탄핵 vs 문재인 지지 '실검 전쟁'
"국민 분열 부추기는 여론조작" 비판 비등... 문재인 탄핵 vs 문재인 지지 '실검 전쟁'
  • 윤현서 기자
  • 승인 2019.09.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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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자율정책기구 "사회적 의사표현도 여론... 상업적 어뷰징 아냐" 방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벌어진 '문재인 탄핵'과 '문재인지지' 실시간 검색어 전쟁의 추이. /네이버 캡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이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벌어진 '문재인 탄핵'과 '문재인지지' 실시간 검색어 전쟁의 추이. /네이버 캡처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온라인에선 소위 '실검 전쟁'에 불이 붙었다.

국내 양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은 실시간 검색어에서 급상승을 노리는 집단행동을 두고 관찰자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온 국민이 사용하는 포털사이트에서 특정 정치, 사회적 집단이 여론을 자파에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실검 전쟁'이라는 이름 하에 벌이는 행동을 과연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멀쩡하게 눈 뜨고 있는 국민의 눈을 가리려는 행위 아니냐"는 것이다.

포털 사이트나 인터넷 정책기구는 실검 전쟁도 '여론'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검 전쟁은 "사실상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공개적 여론 조작"이며 "국민 분열을 부추기는 현상"이라는 비판이 갈수록 비등하고 있다.

10일 오전 9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선 '문재인 탄핵'이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다음에선 '문재인지지'가 검색어 1위였다. 이번 검색어 순위 전쟁은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한 직후 시작됐다. 조 장관 임명에 비판적인 네티즌들은 '문재인 탄핵' 등을 실시간 검색어에 올렸다. 국민의 뜻에 반해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 대통령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탄핵'은 9일 오후 2시 임명장 수여식을 기점으로 계속 순위가 올라갔다. 이후 '문재인 탄핵' 검색어에 맞서기 위해 '문재인지지'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 시작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로 결속된 지지자들이 결속력을 과시하며 인터넷 여론 주도에 나선 것이다.

실검 전쟁이 여론 조작의 신종 수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연스러운 여론 동향이 아니라 소수 집단의 보이지 않는 손에 결과가 좌우돼 여론 왜곡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현재 SNS 상에는 '문재인 탄핵'과 '문재인지지' 실검 전쟁을 두고, "한 번 입력으로 특정 작업을 반복할 수 있도록 제작된 프로그램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작을 했다"며 각종 정황을 확인한 그래프와 글도 게시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문 대통령 키워드는 매크로가 아닌 실제 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검색한 결과였다"며 "네이버는 국내 IT기업에서 제일 많은 엔지니어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매크로를 사용한 실검 조작에 대한 탐지 시스템은 당연히 준비가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관계자 역시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매분 단위로 갱신하고 있고 검색량을 기준으로 집계하는데, 단순히 검색량이 많다고 순위에 올라가는 게 아니라 이전보다 검색량이 증가한 비율을 합쳐서 증가비율을 계산해 실시간 검색어를 제공하고 있다"며 "같은 ID로 같은 키워드를 여러 번 검색한다고 해서 순위에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매크로 방지 기술은 다 갖추고 있어서 기계적 조작은 통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실제 이용자들의 검색행위로 인한 결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외의 경우 이 같은 실시간 검색어의 영향력은 한국처럼 크지 않다. 영미권에서 많이 사용하는 구글은 메인 화면에 검색창만을 띄우고 있다. 중국 포털인 바이두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첫 화면은 검색창만 보여준다. 

네이버와 다음에 따르면 포털 급상승 검색어 순위 선정 기준은 특정 기준시간 내에 사용자가 검색창에 집중적으로 입력해 과거 시점 또는 다른 검색어보다 상대적으로 순위가 급격하게 상승한 비율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이 같은 검색어 전쟁이 지속되면서 포털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포털은 검색어를 활용한 여론전과 관련해 "자발적 운동으로 봐야 하며 포털이 개입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판단으로 관찰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4년 급상승 검색어 제외 기준에 '시사·사회성 집단행동 결과'인 경우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검증위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이용한 여론 환기 등의 운동은 상업적 '어뷰징'과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고, 이후 네이버와 다음은 이를 수용해 검색어를 관리하고 있다. 

다만 부적절한 검색어가 올라오는 경우는 운영을 통해 삭제하는 기준이 마련돼 있다. 네이버는 '검색어가 의도적으로 악용'될 경우, 다음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고의적으로 검색어를 과다 입력할 경우'를 검색어 노출 제외 기준으로 세워뒀다. 

KISO 관계자는 정치사회 분야 여론전 급상승 검색어는 특별히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현수 KISO 정책팀장은 "최근 포털 급상승 검색어에 반영된 사회적 의사 표현도 여론이라고 판단한다"며 "포털에서 운영을 통해 삭제를 하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사회집단적 행동이나 커뮤니티에서 단체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실검 현황을 조작으로 판단하고 이를 기계적으로 삭제하는 것은 기준이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급상승 검색어가 여론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고, 포털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포털사들이 앞장서서 검색어 관리 기준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민감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른바 실검 전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현서 기자 hyeonseo-yu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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