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그동안 검찰 논리로 움직여...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완수할 것"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9일) 조국 법무부장관 등 7명의 장관급 인사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수여식 장면은 아주 이례적으로 TV로 전국에 생중계됐고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과 관련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께 먼저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6명의 인사에 대해 국회로부터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 받지 못한 채 임명하게 되었다"는 게 문 대통령이 국민들께 송구한 이유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런 일이 문재인 정부 들어 거듭되고 있고, 특히 개혁성이 강한 인사일수록 인사 청문 과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관급은 모두 22명에 이릅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씀과 함께 국회의 인사 청문 절차가 제도의 취지대로 운용되지 않고 있고, 국민통합과 좋은 인재의 발탁에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다"는 하소연을 털어 놓았습니다.

해석하기 따라 청와대는 '좋은 인재'들을 내놓고 있는데 국회, 특히 야당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 하는 개혁에 사사건건 발목만 잡고 있다는 불신과 타박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조국 법무부장관 관련한 발언에서 더 직접적으로 나타납니다.

"임명 찬성과 반대에 대해 격렬한 대립이 있었다.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보면서 대통령으로서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저는 원칙과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것이 문 대통령의 말입니다.

야당의 결사반대와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감안해도 연연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가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 분열' 상황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렇게까지 조국 법무부장관을 임명하는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 단호한 어조로 설명했습니다.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국정운영 책임자로서 선출될 때 국민들께 약속한 공약을 최대한 성실하게 이행할 책무가 있다",

"저는 지난 대선 때 권력기관 개혁을 가장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고, 그 공약은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았다",

"저는 대통령 취임 후 그 공약을 성실하게 실천했고, 이제 남은 과제는 정권의 선의에만 맡기지 않고 법 제도적으로 완성하는 일이다",

"저는 저를 보좌하여 저와 함께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매진했고 성과를 보여준 조국 장관에게 그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 그 의지가 좌초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문 대통령의 말입니다. 

"권력기관 개혁, 그 의지가 좌초되어선 안된다"는 문 대통령의 워딩. 조국 장관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이 처한 입장과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 아닌가 합니다.

정치 지형과 상황을 놓고 보면 지금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국을 내어줘도 청와대와 여권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아무 것도 없습니다.

검찰개혁은 좌초될 것이고 국정 운영 동력은 상실될 것이고 청와대는 정국의 주도권을 국회에, 야당에 내주고 끌려 다니게 될 것입니다.

기호지세(騎虎之勢), 일단 호랑이 등에 올라탄 이상 내리는 순간 먹힙니다. 끝까지 갈 수밖에 없는 형국 아닌가합니다.  

법무부장관이 되면 이미 기소된 조국 장관 부인 등 가족 의혹 수사가 공정하게 되겠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없이 분명하게 보여주었다"고 싸늘하게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 가족을 수사를 하든 뭘 하든 검찰은 개혁하겠다는 검찰개혁에 대한 딱딱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여기엔 참여정부 민정수석으로서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하고 끝내 '노무현의 죽음'을 목도한 기억이 데자뷰처럼 겹쳐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국 장관은 오후 열린 취임식에서 여러 논란과 검찰 수사에 대해 허물을 안고 갈 것이라며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각론에선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의 논리와 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여 왔다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수사통제 등 법무부의 감독기능을 실질화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 장관 취임식에 서울대 법대 선배 윤석열 검찰총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전개된 여러 상황과 맥락을 감안할 때 청와대와 조국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검찰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는 게 중론입니다. 검찰과 조국. 어느 한쪽이 부러져야 끝이 나는 승부가 시작됐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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