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잔혹사②] 문신사·타투이스트 35만명 시대... "문신은 불법" 45년 전 판결에 묶여있어
[문신 잔혹사②] 문신사·타투이스트 35만명 시대... "문신은 불법" 45년 전 판결에 묶여있어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9.04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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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문신은 불법 의료행위"... 문신사들 "문신시술 의사 없어, 합법화해야"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 'LAW 투데이'에선 그제 문신이나 타투 합법화를 촉구하는 전국 1천여 문신사들의 국회 앞 집회 소식 보도해 드렸는데요.

문신이나 타투, 하다못해 반영구 눈썹 아이라인 시술도 현행법에 따르면 모두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하는데 법률방송은 오늘(4일)부터 6차례에 걸쳐 '문신 합법화' 이슈에 대해 집중 보도해드리겠습니다.

그 첫 순서로 오늘은 현장의 문신사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LAW 투데이 현장기획'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타투샵입니다. 업소에 들어서자마자 벽면을 가득 메운 타투 도안들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몽환적이면서도 전위적인 표정의 여성 얼굴에서부터 형형색색으로 화려한 꽃문양들까지 다양한 도안들이 걸려 있습니다.

마치 웹툰을 그리듯 컴퓨터를 이용한 도안 구상과 스케치, 색을 입히는 것도 이제는 대세입니다.

"꼭 읽어보세요"라는 안내에 "시간 없어 급하게 해달라고 할 거면 그냥 가시기 바란다"는 문구가 이채롭습니다.

'타투'라는 일에 대한 나름 '전문직'으로서의 자부심이 묻어납니다.

실제 문신이나 타투는 조폭이나 양아치나 하는 것이라는 식이었던 기존 인식이 많이 바뀐 것도 사실입니다.

[김원규 타투이스트]
"인식이 많이 바뀐 이유가 예전에는 조폭이라든가 건달들이 했다고 많이들 생각을 하셨는데 타투 장르들이 패션이라든가 미니타투, 레터링, 이런 것들을 많이 생기고 하다 보니까 일반인들도 타투를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레터링은 특정한 글자나 문장을 이미지화해서 타투로 새기는 것으로, 타투는 이미 여러 하위 장르가 있을 정도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김원규 타투이스트]
"요즘은 트렌드화가 많이 됐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많이 하는 그런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아가지고 이게 방송에 나가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경찰분들도 타투를 많이 하고 싶어 해요. 지금 사실 현역 군인들도..."

타투샵을 찾아 타투를 하는 고객들도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개성과 자기만족, 자기표현의 한 방법으로 인식하는 정도이지, 조폭이 문신하듯 무엇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몸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새긴다는 식의 큰일로 여기지도 않습니다.

[A 타투샵 고객]
"인식도 바뀌고 많이도 하고 개성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림에 대한 만족도. 그리고 시술하시는 분의 퀄리티가 나오면 거기에 되게 뭐라 그래야 되나. 되게 좋아요. 기분이..."

타투샵을 찾는 고객들은 하나같이 패션이나 개성, 자기만족을 위해 타투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타투가 의료행위라는 인식은 없었습니다.

서울의 또 다른 반영구 문신샵입니다.

네일아트와 반영구 눈썹 문신 시술 등을 함께하는 업소입니다.

매일매일 눈썹이나 아이라인을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게 번거로워 눈썹이나 아이라인을 반영구적으로 그려 넣는 겁니다.

여성들뿐 아니라 상당수 남성들도 보편적으로 하는 시술입니다.

시술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떻게 보면 간단한 작업이지만 몸에 새기는 문신이나 타투는 물론 이런 눈썹 문신도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모두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합니다.

[김은서 반영구 문신사]
"사실 반영구가 '불법'이라는 것이 맞기는 하지만 이미 사회적으로는 다 양성화가 돼 있는데 법적으로만 자꾸 음성적으로 지양하고 숨기려고..."

문신이 불법 의료행위로 '낙인' 찍힌 건 지난 197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서입니다. 

그러던 1990년대 초 눈썹 문신 의료법 위반 행위로 기소된 문신사에 대해 서울고법이 무죄 판결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 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에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염려가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의료행위가 아니다"라는 게 당시 서울고법 판결이었습니다.

하지만 1992년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깨고 "문신용 침으로 인하여 질병의 전염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간과했다"며 유죄 취지로 다시 파기환송 했습니다.

이후 30년 가까이 문신과 타투는 불법 의료행위의 굴레와 낙인을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신사들은 일회용 침을 쓰기 시작한 지가 언젠데 안전 위험 운운은 실정을 모르는 말이라며 펄쩍 뜁니다.

[김원규 타투이스트]
"일단 안전하다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라고 하면 솔직하게 얘기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전 세계적으로 타투 문화라는 것은 없어졌겠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자꾸 이렇게 '인체에 해가 있고 보건 위생에 문제가 많이 있다'라고 말씀을 하시는 분들은 저는 사실 이해가 안 가요. 제가 이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같은 불법 문신 집중단속 같은 보여주기식 단속도 지금은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고 합니다.

[김원규 타투이스트]
"예전과 다른 점은 사실 예전에는 합동단속이라고 해서 지방경찰청에서 통솔해서 단속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단속을 하는 이유는 손님들과 어떤 문제가 있어서 손님이 신고한다거나 이렇게..."

의료법 제27조는 비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불법 의료행위가 영리 목적일 경우 가중처벌 됩니다.

[황미옥 변호사 / 황미옥 법률사무소]
"영리를 목적으로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과 1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굉장히 무거운 형이 내려지고 이 형들은 다 병과될 수까지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반영구, 영구 시술을 합쳐 35만명 가량의 문신사와 타투이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들은 오늘도 현실과 법·제도의 괴리와 경계 사이에서 불법 의료행위 범법자가 될지 몰라 조마조마하게 문신 침을 잡고 있습니다.

[김은서 반영구 문신사]
"혹시나 모를 위장단속이라든지 그리고 제 마음속에 떳떳하지 못한 그런 부분들. 조금씩은 항상 마음속에 내재해 있는 것들에 조금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요. 그런 부분들이 조금 시대착오적인..."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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