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 공고문 떼어냈다면 업무방해죄?... 아파트 입주민 갈등 대처법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사무소 공고문 떼어냈다면 업무방해죄?... 아파트 입주민 갈등 대처법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9.0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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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 간 갈등, 관리규약과 입주자대표회의 결정 중요"

▲유재광 앵커= ‘법률구조공단 사용설명서’, 오늘(3일)은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간 갈등 얘기 해보겠습니다. 신새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갈등이 뭐 어떤 갈등인가요.

▲신새아 기자= 네, 수도권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016년 10월 오전 벌어진 일입니다. 66살 오모씨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오씨는 관리사무소를 통해 아파트 게시판 46개소에 부착된 입주자 대표회의 회의록 서명란이 잘못 기재됐다며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서명 정정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에선 고령인 오씨에 대해 “인생이 불쌍하다”는 등의 모욕적인 말을 하며 서명 정정 요구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게 오씨의 주장입니다.

▲앵커= 게시판이 46곳이나 있다면 상당히 대단지 아파트인 것 같은데, 잘 이해가 안 되는 게 보통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 간부들한테 ‘을’의 위치 아닌가요. 어떻게 저렇게 반응할 수가 있나요.

▲기자= 그게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두 쪽으로 갈라져 극심한 대립을 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재대표회의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오씨쪽이 아니라 그 반대쪽 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배째라’ 식으로 막무가내로 나왔다는 게 오씨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런데 갈등이 어떻게 법원으로까지 간 건가요.

▲기자= 네, 오씨가 관리사무소를 찾아와서 위압적으로 고함을 치고 책상을 내리치며 아무 권한도 없으면서 관리사무소 소유 공고문을 제거한 업무방해죄와 문서손괴죄 혐의로 오씨를 고소하면서 재판에 넘어가게 된 건데요.

1심은 관리사무소 주장을 받아들여 문서손괴죄와 업무방해죄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주먹이나 서류로 책상 등을 내리치며 큰소리로 사단이 났다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증언한 점, 이로 인해 경찰이 출동한 점에 비춰보면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이 1심 판단이고요.

문서손괴죄에 대해서도 "공고문의 소유권은 관리사무소 측에 있다. 오씨에겐 공고문을 함부로 제거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이에 불복해 오씨는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항소심을 진행했습니다.

▲앵커= 항소심에서 공단은 뭐라고 변론을 했나요.

▲기자= 공단은 일단 업무방해죄 관련해선 증인을 자처한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오씨가 주먹으로 책상을 쳤다고 하거나 서류로 책상을 쳤다고 하는 등 증인들의 진술이 서로 달랐으며 일부 직원은 피고인이 책상을 내리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는 건데요.

결정적으론 오씨가 책상을 내리치는 장면이 없는 CCTV영상을 입수해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문서손괴죄에 대해선 아파트 관리규약을 근거로 혐의 없음을 조목조목 주장했는데요.

“아파트 관리규약상 입주자대표회의는 회장이 소집하고 관리사무소는 공고 권한만 위임받을 것에 불과하다”며 “회장은 공고문을 자유롭게 회수할 권한이 있다”는 취지로 변론을 했습니다.

이에 2심 재판부는 원심을 모두 뒤집고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따라 오씨에 대해 전부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앵커= 꼭 이번 사안뿐 아니라 같은 아파트에서 입주민간 알력이나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어떡해 대처하면 좋은지 팁 같은 게 좀 있을까요.

▲기자= 네, 아파트 입주민들의 이런저런 이해충돌과 갈등은 많은데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이 있습니다. 이로 인한 고소·고발도 어떻게 보면 일상다반사 인데요.

아파트 입주민간 분쟁은 아파트 관리규약과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기준으로 법원이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는 만큼 관리규약을 토대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우호적인 결정을 끌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소송을 수행한 장태호 공익법무관의 조언입니다.

장태호 법무관은 또 업무방해죄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성립’하는 범죄이니 만큼 아무리 흥분했어도 고성과 소란은 금물이라는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그게 뭐든 순리대로 풀어나갔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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