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 협업지능, 잠재력 무궁... 인공지능으로 인간 창의성·통찰력 극대화

[법률방송뉴스] 인간과 인공지능 AI의 대결로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 기억들 하실 텐데요. 어제(29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선 '알파로 경진대회'라는 알파고 대결과 비슷한 이색 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인공지능 법률 분석기와 인간 변호사 간 계약서 분석 및 자문 능력 등을 겨루는 대회가 열린 건데요. 이세돌과의 대결에선 알파고가 4:1 완승을 거뒀는데 '알파로'는 어땠을까요. 현장을 장한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알파로 경진대회 사회자]
"대회는 시험의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회 참가자분들께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결과를 내주실 수 있도록..."

알파로 경진대회라는 이름으로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처음 펼쳐진 법률 인공지능 분석기와 인간 변호사간의 대결.

경진대회엔 모두 12팀이 참가했습니다.

변호사 1명과 법률 인공지능 협업 2팀, 일반인 1명과 법률 인공지능 협업 1팀, 이렇게 AI '협업팀' 3팀과 인간 변호사로만 구성된 '인간팀' 9팀 등 12팀입니다.

분석 대상은 근로계약서 3종, 경연은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나눠서 진행됐습니다.

객관식은 계약기간이나 근무시간 등 각 근로계약서를 검토해 계약이 적정한지 여부와 향후 분쟁이 발생할 소지 등 각 조항별 위험요소들이 있는지 여부 등을 판독해내는 방식입니다.

[이명숙 변호사 /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 심사위원장]
"'위험', '적정', 잘 모르겠다 '모름'. 이것 중에 체크를 해주시면 됩니다. 정답을 맞춰주시면 1점 플러스가 되고요. '모른다'라고 하면 0점입니다. 그런데 '잘못했다', '오답을 적었다' 그러면 마이너스 1점입니다. 이렇게 해서 객관식 문제를 낼 것이고요."

주관식 문제는 더욱 난도가 높습니다.

계약서 전반을 검토해 들어가야 하는데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계약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니 이런 것들은 수정하거나 추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과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이명숙 변호사 /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 심사위원장]
"종합적인 의견, 계약서를 보니까 전체적으로 검토해보니까 '이런 것들이 보완되면 좋겠다'라고 하는. 예를 들면 '근로자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이러이러한 것을 주의해서 계약을 하면 좋겠다' 내지는 '근무형태를 감안할 때 이러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된다' 라든가..."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 반. 경연대회 참가 변호사들은 일생일대의 계약서라도 검토하는 듯 웃음기없이 진지하고 신중합니다.

인공지능 혼합팀은 AI가 분석한 계약서 내용을 토대로 변호사가 검토 의견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고, 인간팀은 두 명의 변호사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답을 찾아 나갑니다.

결과는 인공지능 혼합팀의 압승.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 혼합팀 포함, 1등에서 3등까지 혼합팀이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객관식 문항에 대한 정답 정확도와 종합 분석 등 모든 면에서 인공지능 혼합팀이 인간팀보다 두 배가량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박형연 변호사 / 제1회 알파로 경진대회 심사위원]
"되게 흥미롭습니다. 아마 이게(인공지능) 저희 법률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는 조금 늦은 분야인데 이런 시기에 어 저희 법률분야에서 앞서가는 흥미로운 일이 이번을 계기로 해서 조금 더 발전하고..."

주최 측은 AI를 통한 이른바 '협업 인공지능'의 무궁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알리기 위해 대회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협업 지능은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통찰력을 극대화 시킨다는 패러다임입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법률 AI가 인간 변호사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그리고 인간 변호사들의 창의력과 통찰력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가 오늘 대회를 통해서 잘 나타나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률 AI가 많이 발달하더라도 이 법률이라는 것은 가치판단의 영역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결정은 결국은 인간이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이 사유와 판단이라는 변호사 고유 업무 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인공지능의 발달로 변호사 시장이 새로운 국면과 차원에 접어들고 있음은 확실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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