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펀드 재산·웅진학원 등 사회 환원 입장 밝혀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자세로 임하겠다"
2분 45초 입장문 낭독... 딸 특혜 등 질문엔 무응답

[법률방송뉴스] 여러 논란과 의혹을 받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오늘 오후 “가진 사람으로서 누려왔던 많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오후 2시 34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1층 홀에 선 조국 후보자는 평소와 달리 딱딱하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파일에 철을 한 입장문을 들고 선 조 후보자는 “저와 가족을 둘러싼 따가운 질책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입장문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입장문은 이렇습니다.

그 동안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 사회로부터 과분한 혜택과 사랑을 받아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에는 현재도 한 치의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몸을 낮추는 겸손함이 부족한 채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다.

먼저 두 가지 실천을 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제 처와 자식 명의로 되어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하여 이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신속히 법과 정관에 따른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웅동학원’의 이사장이신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하여, 저희 가족 모두는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제게 밝혀왔습니다.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이사회 개최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습니다.

공익재단 등으로 이전시 저희 가족들이 출연한 재산과 관련하여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가나 공익재단이 ‘웅동학원’을 인수하여 항일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미래 인재양성에만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단지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입니다. 전 가족이 함께 고민하여 내린 결정입니다.

저는 그 동안 가진 사람으로서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려왔습니다. 그 혜택을 이제 사회로 환원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가진 것을 사회에 나누며 공동체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저의 진심을 믿어주시고, 지켜봐 주십시오. 계속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는 내용입니다.

‘하심’(下心), 조 후보자가 원불교 교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불교 용어로 ‘하심’은 자기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마음. 마음을 겸손하게 갖는 것‘을 의미합니다.

‘굴기하심’(屈己下心)의 뒤 두 글자로 “항시 자기의 허물을 발견하고 반성하고 참회하는데서 굴기하심이 이루어진다”고 원불교는 가르치고 있습니다.

불교의 ‘방하착’(放下着), “내려놓아야 다시 쥘 수 있고, 버려야 얻게 된다”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누렸던 혜택을 내려놓고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문을 읽는 동안 조 후보자는 평소 모습과 달리 입장문을 들고 있던 양손을 잠시 떠는가 하면 잠깐 말을 더듬기도 했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저의 실천이다. 저의 진심을 믿고 지켜봐 달라”는 대목에서는 예의 그 ‘조국’으로 돌아가 또박또박 한자 한자 힘줘서 읽기도 했습니다.

2분 45초가량 입장문 낭독을 마친 조국 후보자는 방송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인 뒤 곧바로 건물 1층 로비 엘리베이터로 향했습니다.

“사과 표현으로 봐도 되느냐”, 딸 입학 특혜에 대한 해명은 없냐“는 등의 기자들 질문이 쏟아졌지만 조 후보자는 아무런 답변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퇴장했습니다.

조 후보자의 오늘 입장문 발표가 딸 입학 특혜 논란 등으로 돌아선 조각나고 갈라진 민심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남을 나로 알고 산다.” 원불교 3대 종법사인 대산 종사가 ‘무아봉공’(無我奉公)의 원불교 이념을 쉽게 풀어 쓴 말로 대산 종사는 이 말을 평생 신조로 삼았다고 합니다.

절처봉생(絶處逢生), 길이 끊어진 곳에서 삶은 다시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조국 후보자의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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