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에 외신들 "미국 영향력 줄어든 것"... 일본 매체 '아베 책임론'도
지소미아 파기에 외신들 "미국 영향력 줄어든 것"... 일본 매체 '아베 책임론'도
  • 윤현서 기자
  • 승인 2019.08.23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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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의 지소미아 파기 관련 보도 영상. /CNN 캡처

[법률방송뉴스]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이 앞다퉈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선 이같은 초강수를 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 파악에 나섰다. 빌미는 아베 정권이 제공했다는 자성론에서부터 2020년 대한민국 총선을 노린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다양한 분석들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3일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시아 주변국들과 미국 동맹국들 사이의 정치, 무역 분쟁이 이 지역의 가장 민감한 안보 이슈 중 일부를 어떻게 강타했는지 보여준다. 미국은 지소미아종료에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했다"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소미아는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긴밀히 추적하기 위해 미국이 일정 부분 밀어붙여 성사된 협의"라며 "한국의 파기 결정은 한일 양국 간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NYT는 "미국이 오래 전부터 개입해서 한·일 갈등을 말렸어야 했다"며 "이러한 갈등이 한일 뿐 만 아니라 미국에게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한국이 일본과 무역 분쟁을 겪는 와중에 일본과의 정보 공유 협정까지 파기했다"고 긴급 뉴스로 전하며 "이번 결정으로 지역 내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일본과의 정보공유 협정을 철회하면서 무역과 역사인식 관련 불화를 안보협력 분야로 확대시켰다"며 "두 나라와 동맹인 미국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청와대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례 없는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며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영향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미국이 다른 국가들에 지역 안보 이니셔티브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직면한 장애물을 부각시켰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한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동맹구조가 약화되지 않았다면 이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한일 양국 갈등이 안보문제로까지 불똥이 튄 데 대해 아베 정권에도 책임이 있다는 일본 언론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을 통해 "지소미아 파기로 한일 갈등은 더욱 고조될 수도 있고 한미 동맹에도 그림자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책임의 일부분은 아베 정권에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강제 징용 문제나 위안부 문제에서 불성실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외교문제와 경제정책을 연계한 것은 부적절했고 한국 측 강한 반발은 예상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비해 산케이신문은 이번 정권이 2020년에 있을 대한민국 총선을 의식했을 것이란 견해를 내놨다. 산케이는 "지소미아 폐기 결정은 정권 지지층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3년간 정권 운영의 심판이 되는 총선을 내년 봄에 앞두고 있어 대일 강경 조치를 요구하는 좌파층 의향을 무시할 수 없단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일본 정부 소식통이 지소미아 파기(종료)를 결정한 한국의 대응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협정 종료의 의도와 관련한 정보 수집과 분석에 서두르고 있으며 한·미·일 3국의 대북 연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의 소통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차 세계대전 전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국과 일본의 대립이 안보 분야로도 파급됐다"며 "한미일이 결속해 북한에 대항하려는 자세가 약해지기에 지소미아 종료가 미칠 영향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밝히지만 이 협정은 한일 간에 유일하게 체결된 안보조약이어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중국은 겉으로는 한일 갈등 봉합을 중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내심으로는 한미일 3국 동맹이 균열되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지소미아 파기로 인해 한일간 안보갈등이 확전 상황으로 치닫으면 한미일 3국 동맹에 틈이 발생, 미국의 중국 견제가 느슨해 지고 동아시아 지각판에서 중국의 전략적 존재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중국 매체들은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입장에선 한국의 지소미아 파기에 매우 고마워할 것이다"고 진단했다. 

지소미아 체결 당시 중국 외교부는 "평화와 발전의 시대 조류에 부합하지 않고 역내 각국의 공동 이익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윤현서 기자 hyeonseo-yu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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