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극한직업' 집배원... 5년간 101명 사망, 노동부 근로감독도 사각지대
진정한 '극한직업' 집배원... 5년간 101명 사망, 노동부 근로감독도 사각지대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8.20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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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관 우정사업본부, 근로감독 대상 제외... 재원도 독자적으로 마련"
집배원 근로감독 대상 포함 등 '집배원 처우 개선법' 국회에 잇따라 발의

[법률방송뉴스] 저희 법률방송에선 집배원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개선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드리고 있는데요. 올 상반기에만 무려 9명의 집배원이 과로사 등으로 사망했을 정도로 집배원들의 근무 환경은 열악합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황당해지는 집배원들의 근무 환경.

관련해서 국회엔 집배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들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는데요. 법률방송 '잠자는 법안을 깨워라',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로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9명의 집배원이 사망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집배원 25명이 과로사 등 업무를 수행하다 숨졌습니다.

최근 5년간 과로사, 과로자살,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한 집배원은 무려 101명에 이릅니다.

집배원 근무환경 위험지수는 1.62로 목숨 걸고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 위험지수 1.08보다 훨씬 높습니다.

말 그대로 '극한직업'입니다.

그럼에도 집배원들은 노동부 근로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실태가 어떤지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허소연 집배노조 교육선전국장]
"저희가 2016년도에 노동조합이 생겼는데 그때부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었거든요. 그런데 요구를 하더라도 계속 안 되고..."

집배원들이 노동부 근로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건 역설적으로 우정사업본부가 정부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현행법상 국가공무원법 적용을 받는 공무원은 근로감독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의 경우 2017년 기준 전체 1만9천149명 가운데 우정직 공무원은 1만2천580명이고 나머지 6천569명은 위탁계약 등 공무원 신분이 아닙니다.

우정사업본부 전체 근무자 3분의 1 이상은 공무원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대개 공무원에 비해 비공무원 신분일수록 근무환경이 훨씬 더 열악한데 우정사업본부가 정부 조직이라고 도매금으로 노동부 근로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겁니다.

[허소연 집배노조 교육선전국장]
"우정사업본부가 정부기관이니까 공무원이라고 하는 게 정부기관인 것이니까 정부기관이 정부기관에게 과태료를 매길 수가 없대요. 그래가지고 같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니까 그게(근로감독) 안 되나 봐요. 그래서 그런 핑계들까지 대면서..."

관련해서 국회엔 우정사업본부를 노동부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지난 8일 발의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입니다.

법안은 "단지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감독의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어 여러 안전사고 및 과로사, 임금 체불 등 기타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건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제안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리 우편집배원의 근로시간이 1년에 2천745시간이잖아요. 평균입니다. 2천800시간 넘어가는 우체국도 2~30개 돼요. 근무조건에 문제가 있으니까 과로사하고 사고가 많이 나는 것이잖아요. 근로감독하자고 하니까 노동부장관 얘기가 공무원이라 근로감독 대상이 아니라고 해서 그래서 법을 개정하게..."

신창현 의원은 그러면서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서는 집배원 근무환경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시급하다"고 법안 통과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제가 있으면 시정지시도 하고 형사처벌도 하고 하는 상당히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 근로감독관들이 우체국에도 가서 너무 장시간 노동으로 혹사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근로기준법 지키지 않고 과로사하는 건 아닌지 이런 것들 확인하고 시정하자..."

국회엔 또 집배원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 대표 발의로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정부 조직이지만 황당하게도 정부에서 별도의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 자체 수입으로 재원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익이 나면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데 더욱 황당한 건 전체적으로 적자가 나도 잉여금 등 명목으로 국고로 수입이 전입된다는 겁니다.

[차문영 우정노조 기획국장]
"저희들 같은 경우는 우체국이 금융에서 이익금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우편이 적자가 많기 때문에 연 2천억 정도 적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게 거기서 우편으로 지원을 받아야 되는 판에 정부에다가 내고 있어서 이것을 유보해 달라, 출연 중지를 해 달라..."

이에 정진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명 '집배원 처우개선법'은 특별회계에서 발생한 이익을 결손 정리와 특별회계 건전성 확보를 위한 적립금 및 이익잉여금 적립에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명시했습니다.

정진석 의원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들 처우 개선보다 정부 상납에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집배원 처우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차문영 우정노조 기획국장]
"벼룩의 간을 빼먹지 말고 이 돈이라도 조금 아껴야 우리가 집배원 처우 개선해주고 근로조건 개선을 해줄 게 아닌가..."

정부 조직에서 일한다는 허울 속에 과로사에 내몰리고 있는 집배원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위해 관련 법령들의 조속한 국회통과가 시급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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