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주택 화재 10건 중 6건은 전선 노후화가 원인”
건설노조 전기분과 "인력·예산 증원, 대책 마련해야"
"1주일간 청와대 앞 농성, 28일 무기한 총파업 돌입"

[법률방송뉴스] 저희 법률방송에서는 도심 흉물이 되어버린 전선과 통신선 등 이른바 ‘공중선’ 문제를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게 단순히 미관 문제가 아니고 화재와 감전 등 안전사고와 직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깊은 우려 섞인 지적입니다.

그 최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전 전기 노동자들인데요. 이 전기노동자들이 소속된 건설노조 전기분과가 오늘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총파업 돌입 선포식을 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현장에 신새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얽히고설킨 전선 등 도심 공중선들, 어지럽게 얽혀 있는 것이 이맛살을 절로 찌푸리게 합니다.

미관도 미관이지만 더 큰 문제는 화재 등 안전사고.

실제 지난 4월 강원도를 집어 삼킨 고성 산불도 최초 시작은 전신주의 끊어진 전선에서 튄 불티가 원인이었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반주택 화재 10건 가운데 6건은 전선 노후화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로 주택가 이면도로 낡고 어지러운 전선은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처럼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인구밀집 지역에서의 전선 화재는 자칫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남대문시장 상인]

"(남대문에서 화재 난 적이 있었나요?) 자주 나죠. (어떤 이유로?) 전선 합선되어 가지고. 어제도 저쪽에 마을금고 쪽에서..."

이런 낡고 어지러운 전선 정비 사업의 최일선에 있는 전기 배전 노동자들이 오늘 청와대 앞에 모였습니다.

“전기노동자 총파업으로 인간답게 살아보자! 인간답게 살아보자!”

건설노조의 지난 4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기 노동자의 3분의 1은 전체 현장 가운데 최대 절반 가까이에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전이 배전 안전 예산을 늘려도 부족할 판에 지속적으로 사람과 예산을 감축해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김인호 위원장 /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

“거의 45년 저 전봇대에 올라가서 일을 해왔습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항상 모르쇠로 일관해 왔습니다. 우리 조합원들 십수년을 외쳐왔습니다. 우리 요구를 들어달라고...”

이들이 요구하는 건 배전 운영 유지보수 안전 예산 추가 편성과 배전업무 기능자격의 국가기술자격 전환, 의무 보유인원 법제화, 배전 현장 노동자 안전 및 건강 대책 마련 등입니다.

더불어 자격 정년 연한을 65세로 연장해줄 것과 한전 협력회사제도 폐지 및 직접고용 추진 등도 아울러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기 배전은 효율과 비용이 아닌 근로자와 국민의 안전과 국가 인프라 정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영철 지부장 /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

“전국건설노동조합 전기원 동지들의 총파업 투쟁은 우리 건설현장 배전 현장의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현장을 만드는데 그 앞서는 투쟁이라고...”

이들은 정부와 한전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지 않을 경우 오는 28일을 기해 “더 이상 전신주에 오르지 않겠다”며 사상 초유의 전기 노동자 무기한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습니다.

건설노조는 오늘을 시작으로 일주일간 노숙농성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초 총파업인 만큼 정부가 이들의 요구안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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