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좀 처가져가라"... 건국대서울병원 로비 점령한 현수막, 건대병원에선 무슨 일이
"그만 좀 처가져가라"... 건국대서울병원 로비 점령한 현수막, 건대병원에선 무슨 일이
  • 김태현 기자
  • 승인 2019.08.1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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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충주병원 운영과 지원 두고 학교법인·컨설팅회사와 노조 갈등

[법률방송뉴스] 몸이 아파 대학병원에 갔는데 병원 로비에 온통 시커멓거나 시뻘건 시위 현수막이 걸려 있다면 현수막을 내건 쪽에서야 당연히 무슨 이유가 있어서 걸었겠지만 환자나 보호자들이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건국대서울병원에서 벌어진 일인데 어떤 내용인지 현장을 김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병원 로비입니다.

로비 2층을 삥 둘러 이게 다 뭔가 싶게 현수막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습니다. 

시커멓거나 시뻘건 현수막에 적힌 글귀는 “그만 좀 처가져가라. 마이 가져갔다 아이가” 식으로 원색적으로 누군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다시 찾은 건대병원 로비입니다.

로비를 삥 둘러 수십 개가 걸려있던 현수막들은 대부분 정리됐지만 이날도 3개의 현수막이 여전히 걸려 있었습니다.

“노예처럼 일해도 현장은 항상 인력 부족”,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등의 내용입니다. 

현수막 내용이나 구호의 옳고 그름을 떠나 병원을 찾은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선 어쨌든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민]
"이런 거 보면 안 좋죠. 당연히 며칠 전에 보니까 전체적으로 도배를 다 해놨더라고 환자들이라든가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당연히 저런 거 봤을 때 병원 이미지가 많이 안 좋죠."

[시민]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다 우울해가지고 오는데 저런 것 쓰면 그러면 저거 해서 뭐 어쩌라는 얘기야...“

사건은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만성적자와 이로 인한 근무환경 악화 등에 시달리던 건대충주병원 노조가 건국대학교 법인에 충주병원 경영상태 개선을 위한 지원을 요청합니다.

이에 건대 법인은 E컨설팅 회사에 병원 경영개선 등의 컨설팅 업무를 의뢰합니다. 

이에 컨설팅 회사는 노조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반납하면 법인에서 우선 20억원의 병원 발전기금을 받아오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습니다.

[양승준 지부장 /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노조] 
“발전기금 명목으로 임금을 반납해라. 15% 정도를. 그래서 다들 병원이 어렵다 하고 살릴 수 있다고 하니 꽤 많은 사람들이 동의서에 사인을...”

이에 컨설팅 회사와 학교 법인을 믿고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약속했던 20억원 발전기금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입니다.

그나마 유지가 되고 있는 건대서울병원에서 매월 5억 8천만원이 넘는 전출금을 받아가는 학교 법인이 정작 병원에 대한 재투자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성토입니다.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날짜를 정해 건대서울병원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인 겁니다.

[양승준 지부장 /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노조]
“법인 투자금도 없이 우리만 임금을 반납을 해야 되냐. 그건 문제가 있다. 이렇게 문제제기롤 하고 재단에 컨설팅을 멈춰 달라는 현수막을 저희가 게시를 했어요. 병원에다가...”

지난 7월에도 건대충주병원에서 현수막 시위를 벌인 적이 있는데, 법인 측에서 현수막 시위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건대충주병원장을 해임하는 등 병원 갈등과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합니다.

[양승준 지부장 /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노조]
“얼마 안 있다가 바로 현 저희 병원장하고 사무행정부서의 최고 책임자를 보직해임을 시켜버려요. 노동조합에서 붙인 현수막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대부분 팀장들을 교체를 해요. 부장, 처장을 다. 지금 그렇게 이참에 뭐 노동조합을 없애겠다. 이런 얘기를 공공연하게...”    

법률방송은 건국대 법인과 컨설팅 업체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특별한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고 콜백도 받지 못했습니다.

[건국대학교 법인 관계자]
“제가 지금 회의 중이어가지고요. 성함하고 번호 좀 문자로 찍어주시겠어요. 제가 전화 드리도록 할께요. 제가 가능한 빨리 하도록 하는데...”

[E컨설팅 업체 관계자]
“오늘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답변도 사실은 저희도 제 마음대로 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고요. 회사 가서 논의해 보고...”

건국대 법인과 병원, 노조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가운데 오늘부터 23일까지 8일간 교육부가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의 불법운영 의혹과 관련한 긴급감사에 들어갑니다.

건국대 병원 문제가 정치권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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