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운전' 의무 위반, 어떤 경우 성립... 피할 수 있었거나 예상할 수 있었거나
'방어운전' 의무 위반, 어떤 경우 성립... 피할 수 있었거나 예상할 수 있었거나
  • 한문철 변호사
  • 승인 2019.08.18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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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 변호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편도 2차로, 왕복 4차로 도로입니다. 가운데는 중앙분리대가 있고요. 1차로를 정상적으로 잘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주유소에서 버스 한 대가 턱 튀어나와서 1차로로 가는 블랙박스차를 들이받는 사고입니다.

어떤 사고였는지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박차 1차로 정상적으로 가고 있고요. 저 앞 2차로에 버스가 가고 있습니다. 차량 진행 신호이고요. 버스가 우회전하려고 하네요. 아, 주유소 들어가려고요. 네. 횡단보도를 막 지나가는데, 어어 아이고.

클랙슨 울려보지만 결국은 버스가 1차로까지 들어와서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에 대해 블박차 운전자는 "난 방금 횡단보도에 신호등 차량 진행 신호를 보고 정상적으로 직진했다. 그리고 2차로에는 버스가 있었다. 근데 버스에 가려서 안 보였던 또 다른 버스가 갑자기 뒤에서 툭 튀어나오면 나보고 어쩌라는 얘기냐. 난 잘못이 없다" 입장인데요.

그런데 버스의 보험사에서는 "아이고, 100:0이 어디 있어요. 이건 100:0 할 수 없고 90:10입니다." 이런 입장입니다. 과연 이번 사고 과실 비율은 몇 대 몇일까요.

이번 사고에 대해 버스의 보험사는 100:0은 없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과연 블박차 운전자가 방어운전을 못 했을까요. '방어운전'이라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을 때 피할 수 있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설령 그 차가 보였을 때는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 차가 들어올 것이 예상되면 그 예상에서 "만약에 들어오면 어쩌지 대비해 미리 조심해야 하겠죠. 이 두 가지.

피할 수 있었거나 또는 예상할 수 있었어야 하는 데요. 사고 현장을 다시 보시겠습니다.

바닥에 제한속도 시속 50㎞이죠. 블박차 속도 빠르지 않습니다. 한 시속 50㎞ 근처로 보입니다. 잘 가고 있고요. 중앙분리대가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저기 횡단보도에서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는 빨간불, 차량 진행신호 녹색신호입니다. 그럼 정상적으로 간 거죠.

앞에도 갔어요. 1차로 차가 갔고요. 그리고 저 버스, 2차로 버스는 우측 깜빡이를 켜고 주유소로 들어가려고, 주유소로 우회전하려면 천천히 가야 하겠죠. 천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블박차 이제 블박차 지나갈 차례인데 이때 나오는 데요. 버스 불빛이 보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버스에 전조등 불빛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안 보이죠. 그리고 단지 주유소로 들어가려는 그 버스의 불빛에 의해 반사되는 것만 보이고요. 저 위에 버스의 번호, 예를 들어 3000번, 5000번 하는 그 번호는 벌겋게 보입니다. 결국 이 버스는 전조등을 안 켠 것 같아요.

자 보세요. 마치 후진으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죠. 라이트도 켜지 않고 저렇게 앞으로 툭 튀어나온 버스, 예상할 수 있을까요. 아마 저 버스는 2차로에서 다른 버스가 막아주니까 다른 차 안 오겠지 하는 마음에 나온 것 같은데요.

하지만 블박차로서는 여기 중앙분리대까지 있는데 저 버스가 1차로까지 쑥 튀어나올 것을 예상할 수 있었을까요. 라이트 불빛이 안 켜진 것 같아요. 만약 켜졌다고 하면 불량이에요. 만약 환하게 전조등 불빛이 비쳤으면 블박차가 "어 뭐가 오나? 오나?" 했을 텐데요.

라이트 불빛이 비쳤다고 하더라고 주유소 나오는 차가 비스듬히 나올 때 라이트 불빛이 비칠 수도 있습니다. 라이트 불빛이 미리 보였다고 해서 블박차가 거기에 대비해야 할 상황도 아니고요. 또 라이트 불빛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블박차로서는 저기서 차가 갑자기 튀어나올 것을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입니다. 주유소가 넓어요. 주유소 입구가 넓습니다. 운동장처럼 넓어요. 그럼 우회전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유소에서 도로로 들어올 때 우회전이 있죠.

주유소 우회전해 들어올 때 뒤에 버스가 한 대 가려주니까 천천히 비스듬하게 2차로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굳이 이렇게 1차로까지 직각으로 들어올 이유가 있을까요. 블박차로서는 완전히 봉변당한 거죠.

그리고 상대 버스가 들어올 때, 보였을 때, 과연 피할 수 있는지 그 상황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자, 앞차를 따라 정상적으로 잘 가고 있습니다. 블박차는 안전거리 지키고 제한속도 지키고 정상적으로 잘 가고 있는 데요. 버스가 언제쯤 보이냐면, 이때쯤 보이겠죠. 이때쯤.

이때, 거리가 얼마 될까요. 자, 버스 한 대, 바로 옆에 버스 있죠. 버스 한 대 길이가 한 10~11m 되겠죠. 그리고 버스에서 저 앞에까지 얼마나 되나요. 한 4~5m 될까요? 네, 한 5~6m 되어 보이네요. 그럼 불과 한 15~17m 될까요? 15~17m 앞에서 무언가 탁 보입니다.

그때, 과연 피할 수 있을까요. 블박차가 시속 50㎞로 달리면 1초에 약 14m가량 달립니다. 1초에 14m, 1초 안에 멈출 수 있을까요? 시속 50㎞로 달리다가 위험을 느끼고 브레이크 잡는데 거기에도 시간이 걸리죠. 반응 시간 0.7초 내지 1초 걸린다고 그랬죠.

그러면 브레이크를 발로 밟아서 누르는 순간 벌써 버스랑 부딪히기 직전까지 갑니다. 브레이크를 밟더라도 브레이크 밟아서 차가 쭉 앞으로 미끄러지죠.

예전에는 스키드 마크를 형성했는데 요즘에는 스키드 마크가 잘 형성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반응해서 브레이크를 밟아서 브레이크에 밟혀서 찍 미끄러지는. 결국 이 버스가 보였을 때 블박차로서는 멈출 수 있는 거리가 부족합니다.

최소한 20m는 되어야 할 텐데 20m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버스가 나오고 있고요. 블박차 발견한 순간 '빵' 하면서 브레이크 잡지만 측면을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고는 블박차로서는 중앙분리대가 있는 곳에서 갑자기 버스가 그 넓은 주유소에서 직각으로 나올 것을 예상할 수도 없었고요. 버스가 보이는 순간은 너무 가까워서 불과 15m 근처입니다. 시속 50㎞로 달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버스를 보고 어떻게 피하겠습니까.

블박차로서는 도저히 예상도 못 했고, 피할 수도 없었던 사고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갑자기 주유소에서 1차로까지 쑥 밀고 들어온 버스의 100% 잘못이어야만 하겠습니다. 이번 사고는 100:0으로 보입니다.

 

한문철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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