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버스기사 운행 대기시간은 근무시간 아냐"... '그림의 떡' 주52시간 근무
대법원 "버스기사 운행 대기시간은 근무시간 아냐"... '그림의 떡' 주52시간 근무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8.13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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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대기시간에 실제로 근무했다고 볼 근거 없어"
2심 "대기시간, 휴게시간으로 충분히 활용 어려워"
대법원 "회사가 휴게시간에 간섭·감독한 정황 없어"

[법률방송뉴스] 버스 기사가 회사에 출근해 대기하고 있는 시간은 근무시간일까요.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 휴게시간일까요.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코레일네트워크 소속으로 광명역에서 사당역 구간 셔틀버스 운전기사였던 윤모씨는 무단결근 등을 이유로 해고를 당하자 당시 곽노상 대표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해고에 대한 고발이 아니라 주 59.5시간을 근무하도록 해 주 52시간 이내 근무 법정 근로시간을 어긴 초과근로와 퇴직 후 임금 미지급 등 혐의로 고발한 겁니다.

일단 격일제로 근무한 윤씨가 주당 52시간 기준을 초과하지 않기 위해선 하루 14시간 52분 이내에서 일해야 하는데 근로계약서는 하루 17시간을 근무하는 것으로 작성됐습니다.

검찰은 하루 17시간에 3.5일을 곱해 대기시간 포함 윤씨가 하루 18시간 53분을 일한 것으로 계산해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곽노상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근로시간은 노동자가 실제 근무한 시간을 의미하고 노동자의 대기시간은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에 1심은 "검사가 주장하는 윤씨의 근로시간에는 대기시간이 포함돼 있는데 대기시간에 윤씨가 실제로 근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근로기준법 위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은 1심 판단을 뒤집고 근로기준법 초과근무를 유죄로 판단해 곽노상 대표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휴게실 이동 시간과 대기시간 중 차량 주유와 세차, 청소 등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대기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2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하지만 안철상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대법원 2부는 오늘 곽노상씨에게 유죄를 판결한 2심 판결을 다시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 보냈습니다.

"격일 18시간 53분 일하면서 최소한 6시간 25분 동안은 회사의 간섭이나 감독 없이 자유롭게 휴게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법원 판단입니다.

"윤씨가 다음 버스 운행을 위해 12~13회 대기하는 동안 4~11회 정도는 30분 넘는 휴식시간이 보장됐고 회사가 대기시간 활용에 간섭·감독한 정황도 없다“는 게 대법원 판시입니다.

계약서가 격일 17시간 근무로 돼 있는 것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노사 합의 근무시간인 격일 17시간은 회사가 설정한 임금산정의 기준 시간에 불과하다”며 “이같은 사정만을 근거로 윤씨의 실제 근로시간이 주당 59.5시간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격일 17시간 근무하기로 근로계약서를 쓰고 실제 회사에 출근해 있었는데 버스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은 시간은 근무시간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철상 대법관, 법원행정처장을 그만두면서 “재판 업무를 하고 싶다”는 사퇴의 변을 밝혔는데, 안 대법관을 지칭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법원에 출근해 재판 관련 서류 안 보고 있거나 판결문 안 쓰고 있으면 판사 ‘근무시간’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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