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문재인 정권 흔들기 의도와 정반대 결과 초래”

[법률방송뉴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촉발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등 경색된 한일 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하고 뭉친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판사 출신으로 경북대 로스쿨 교수와 중국 인민대학 객원교수, 한국헌법학회장 등을 지낸 신평 공정세상연구소장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들을 들어봤습니다.

‘LAW 투데이 인터뷰’, 신새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첫 인상에서부터 깐깐함과 강단이 묻어나는 신평 이사장은 법원 비리를 폭로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했다가 지난 1993년 법관 재임용에서 탈락한 ‘법관 재임용 1호 탈락자’입니다.

1989년 ‘일본 파견 1호 법관’과 다수의 일본 관련 저서, 인민대 객원교수를 지내기도 한 동북아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신평 이사장에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된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사안을 징용 배상 판결에만 국한해서 보면 안 되고 좀 넓게 봐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대법원 판단은 그 나름대로 정당성을 갖고 있는 것이고 그러나 이 징용 피해 배상 판결 그 하나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고...”

이번 한일 갈등은 경제적으로는 한국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외교적으로는 우리 정부의 위안부 합의 파기 등 여러 사안들이 복합적으로 터져서 분출된 것이라는 게 신 이사장의 진단입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이 과거처럼 자신(일본)의 영향권 아래서 한국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한반도가 자신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때 가지는 초조함과 불안감, 또 어떤 신경질적인 반응...”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단초가 된 것은 사실인 만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이른바 ‘강제징용 재판거래’ 논란이 새삼 다시 인터뷰 주제에 올랐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사법개혁국민연대 상임대표와 앰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감안하면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라는 다소 ‘뜻밖의 답변’을 내놓습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양승태씨가 재판정에서 한 말이나 나왔던 여러 정황을 볼 때 양승태씨는 분명히 이런 혼란이 초래될 것을 예상하고 그런 일을 했다고 보입니다. 이 점에서 양승태씨를 크게 비난할 수 있겠는가 하는...”

관련해서 신평 이사장은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와 기소가 편협하다고 지적합니다.

국회 파견 법관을 통한 국회의원의 재판 청탁 등 국회와 법원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를 어떻게 모른 척 그냥 지나갈 수 있냐, 누구의 눈치를 본 것이냐는 질타입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이런 것이 바로 가장 그 심각한 법치주의를 저해하고 사법부의 어떤 존재 의의를 말살시키는 아주 잘못된 사법농단에 있습니다. 이런 사법농단에 대해서는 수사를 하지 않고...”

다시 경색된 한일 관계로 돌아오면 아베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조치 등은 아베 총리가 오판에 악수를 두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경과를 지켜본 신평 이사장의 총평입니다.

“문재인 정권을 흔들어보겠다”는 아베 총리의 애초 의도와는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겁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이걸 통해서 문재인 정권을 길들이겠다, 나아가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대 여론이 형성이 돼서 문재인 정권을 흔들겠다, 그런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 후에 사태를 보면 그 아베 정권의 처음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많은 그 반일 여론이 일어나고 또 어떤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한국 내에서 오히려 문재인 정권의 입지가 강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일본이 더 이상의 추가 강경조치를 취하진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신평 이사장은 우리 정부도 아베 정권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합니다.

관련해서 신평 이사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를 예로 들며 너무 호전적이다, 집권여당 격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예의 그 ‘까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한일 양국 간에 상호 이해와 존중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일본이 그 어떤 더 강경한 조치로 나아가기보다는 좀더 완화된 그런 자세를 보이면서 한일 양국이 수습의 길로...”

각론에 있어서 이번 사건을 일본에 중독돼 있던 소재와 부품산업 국산화 기회와 대기업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고질적인 ‘갑질’ 관행 해소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나아가 이번 기회를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닌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4대 강국 사이 대한민국의 위치와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자성의 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신평 이사장은 제언했습니다.

[신평 이사장 / 공정세상연구소]

“어떤 극단적인 하나의 현상을 두고 극단적인 평가를 할 수가 있는데 이런 것은 모두 상호 간의 어떤 이해가 부족한 데서 생기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새로운 우리가 시대를 열면서 한일 양국이 좀 더 상호 이해와 존중을 통해서 건전한 양국 관계를..."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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