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이중근 회장은 왜 장남 이성훈 부사장에 물려줄 주식을 동생·매제에 명의신탁했을까
부영 이중근 회장은 왜 장남 이성훈 부사장에 물려줄 주식을 동생·매제에 명의신탁했을까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8.12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증여세 납부기한 지난 신고는 '무신고'... 증여세 냈어도 가산세 부과 정당"

[법률방송뉴스] 명의신탁한 주식을 증여받고 법정 신고기한이 지난 뒤 증여세 신고를 했다면 세금을 냈어도 추가로 ‘일반무신고 가산세’를 물릴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건설 재벌인 부영그룹 얘기입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장남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 등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입니다.

이성훈 부사장은 아버지 이중근 회장이 이 회장 자신의 동생과 매제 이름으로 명의신탁한 주식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세무당국으로부터 미신고와 부당한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했다는 이유로 각각 가산세가 부과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습니다.

금액이 상당합니다. ‘일반무신고 가산세’가 109억 8천796만원, 여기에 ‘부당무신고 가산세’ 109억 8천796만원, 합해서 219억원 넘는 가산세가 부과됐습니다.

국세기본법은 사기나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일반무신고 가산세에 부당무신고 가산세를 중복해 부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판에서 이성훈 부사장 변호인은 부가세 신고기한을 넘겨서 세금을 내긴 했지만 가산세를 자진 납부해 무신고 상태가 해소된 만큼 ‘일반무신고’든 ‘부당무신고’든 어떤 경우에도 ‘무신고’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1·2심은 일단 명의신탁된 주식을 아버지 이중근 회장이 아닌 삼촌이자 명의수탁자였던 이신근 썬밸리그룹 회장에게서 증여받은 것처럼 증여자를 허위기재한 ‘부당무신고’에 대해선 이성훈 부사장 손을 들어줘 “유효한 과세신고”라며 부당무신고 과세를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부사장이 증여자가 허위로 기재된 증여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등 부당한 방법으로 증여세 과세가액 및 과세표준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반면 과세 시한을 넘겨 증여세를 납부한데 대해선 “무신고로 봐야한다”며 일반무신고 가산세 부과는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기한 후 신고와 본세·가산세 납부가 이뤄졌어도 납세자가 법정신고기한 안에 과세표준 등을 신고하지 않았단 것엔 변함이 없다"는 것이 재판부 판시입니다.

좀 어렵고 복잡한데 쉽게 말해 증여세 납부 기한을 넘겼다면 자진해서 세금을 냈더라도 기한 내 신고를 하지 않은데 대해선 ‘무신고’로 간주해 가산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반면 증여자 이름을 실 증여자가 아닌 허위로 기재했다 하더라도 증여세를 냈다면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한 경우로 볼 수 없어 부당무신고 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오늘 이성훈 부사장 등이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에 대해 “가산세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2월 4천 4백억원에 달하는 특가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돼 같은 해 11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이중근 부영회장은 1심 재판 중 “수감 생활로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며 신청한 보석이 받아들여져 현재 불구속 상태서 2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대법 판결을 보며 이 사건 관련해서 몇 가지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이부영 회장은 왜 애초 무슨 이유에서 장남에게 물려줄 주식을 자신의 동생과 매제 이름으로 명의신탁을 해놓은 것인지, 그리고 기왕에 증여세를 내는 마당에 시한은 왜 못 맞춰서 이 사단을 자초했는지.

나아가 어차피 내는 증여세, 왜 아버지가 아닌 삼촌에게서 주식을 받은 것처럼 증여계약서를 써서 세무당국에 허위로 신고했는지 등입니다.

단순 착오나 실수였을까요. 원고 일부승소 판결. 부당가산세 109억원을 환급받아 번 것인지, 안 내도 될 일반가산세 109억원을 잃은 것인지, 당사자 이성훈 부사장은 어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