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공실로 원상복구하라”며 상가 보증금 안 돌려주겠다는 건물주... 법원 판단은
“완전한 공실로 원상복구하라”며 상가 보증금 안 돌려주겠다는 건물주... 법원 판단은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8.06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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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임대차계약 당시 상태로 돌려놓으면 족하다”
임대차계약 시 '원상회복 의무 범위' 명확히 해야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상가나 주택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건물주나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줘야하는데 이런저런 이유를 대고 제하고 주거나 아예 안 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률구조공단 사용설명서’ 신새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사건인가요.

[기자] 부산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모씨가 2005년 9월 부산 수영구 광안동의 한 상가건물 일부에 대해 보증금 4천만원에 월세 140만원짜리 2년 임대차계약 체결했는데요.

전 임차인에겐 권리금 5천만원을 주고 전 임차인이 설치한 주점 영업시설과 가전제품, 장신구 등을 그대로 승계 받았습니다.

그렇게 임대차 계약을 계속 갱신하다가 2014년 12월 임대차 계약을 끝내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건물주 이모씨가 보증금을 줄 수 없다고 버틴 겁니다.

[앵커] 아무리 하느님 위에 건물주님이라지만 마음대로 할 순 없을 테고 무슨 사유로 보증금 지급 거절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건물주 이씨는 임차인 김씨가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원상회복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일단 두 사람이 작성한 부동산임대차계약서를 보면 제5조에 "임차인은 임대인의 승인 하에 개축 또는 변조할 수 있으나 부동산의 반환기일 전에 임차인의 부담으로 원상 복구키로 함"이라고 원상복구 조항을 두고 있고 “원상복구 시 반드시 기존 그대로 복구해야 한다”는 특약사항을 따로 기재해놨는데요.

이 조항에 따라 건물주 이씨는 원상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한 것입니다.

[앵커] 임차인이 원래대로 원상회복을 안 해준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계약서상 ‘원상복구’에 대한 해석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건물주 이씨는 “원상복구 시 기존 그대로 복구”라는 계약서 조항을 말 그대로 ‘원상복구’, 즉 완전한 공실로 복구해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한 거고요. 임차인 김씨는 원상복구는 본인이 빌릴 때 당시 모습 그대로 돌려주면 원상복구지 무슨 전 임차인이 변조한 것까지 원상복구해야 하냐며 반발한 겁니다.

집주인은 이에 대해 “당신이 전 임차인에 권리금 5천만원을 주고 영업시설 등에 대한 권리를 인수하지 않았냐, 권리를 인수했으면 당연히 의무도 함께 인수되는 거다. 그러니 전 임차인이 변경한 것까지도 다 원상복구를 해라” 이렇게 맞섰습니다.

이에 임차인 김씨가 법률구조공단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재판에서 공단은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는 임대차계약 당시의 상태로 돌려놓으면 족하다고 주장했고요. 1심 법원도 공단 손을 들어줘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임차인이 전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 전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였던 사정만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까지 당연히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는 게 재판부(부산지법 제2민사부 안승호 부장판사) 판결입니다.

건물주 이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세입자 손을 들어줘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원상회복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가 이 사건 하나가 아닐 텐데 애초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기자] 일단 “별도의 약정이 없는 한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는 세입자가 임차 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는 것에 그친다”는 게 우리 대법원 판례라는 게 이번 소송을 수행한 법률구조공단 부산동부출장소 심훈 공익법무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말씀한대로 일일이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건 시간과 정신적 고통 등의 문제가 있으니 애초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임대차계약서 작성 당시에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게 최선이라고 심훈 공익법무관은 조언했습니다.

심 법무관은 나아가 “특히 상가임대차계약의 경우엔 권리금 지급은 원상회복 의무와는 별개라는 점을 계약서에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세입자가 건물주한테 계약서에 뭘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법이 그렇게 돼 있다”고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해 적극적으로 자기 권리를 찾아야 할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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