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최순실 뇌물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폭로
최순실 "사실 아닌 이야기 폭로해 당황스럽다"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조카 장시호(38)씨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있는 돈으로 자신의 딸 정유라(21)씨와 손주들을 키워달라고 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장씨는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술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최씨를 만났다. 담당 검사도 있던 이 자리에서 장씨는 최씨에게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이후 조사를 받던 최씨는 A4 용지를 반으로 접어 검사가 안 보는 사이 글씨를 적어 장씨에게 보여줬다. 최씨는 검사의 설명을 듣던 장씨가 글을 보지 않자 발로 차며 보게 했다.

장씨가 글씨를 잘 알아보지 못하자 최씨는 검사에게 "물을 먹고 싶다"고 말했고, 검사가 물을 가지러 간 사이 글씨를 다시 썼다.

용지에는 '삼성동'  '2층 방' '유주 유치원'이라고 써 있었다. 이해하지 못한 장씨가 물음표(?)를 적었고 최씨는 다시 물을 먹고 싶다고 검사에게 말했다.

검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최씨는 장씨에게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유연이 유주, 그 돈 가지고 키워"라고 속삭였다.

검사가 돌아오자 최씨는 "유연이, 유주가 무슨 죄냐"며 "유진이(장시호)에게도 물 한 잔 갖다 달라"고 검사에게 부탁했다.

또 다시 검사가 자리를 비우자 최씨는 장씨에게 "삼성동 경비가 널 모르니 이모 심부름 왔다고 하면 문 열어줄 거야"라고 설명했다.

장씨는 이날 법정에서 "삼성동 2층이 대통령 사저라고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에 대해 "(장씨가)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폭로해 당황스럽다"며 "삼성동 돈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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