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노조 "회사가 'PT 대회'로 괴롭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열흘, 곳곳 '논란'
대신증권 노조 "회사가 'PT 대회'로 괴롭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 열흘, 곳곳 '논란'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7.25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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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PT 대회 빙자해 저성과자 낙인 등 직장 내 괴롭힘"
회사 "정당한 역량강화 교육... 노조가 괴롭힘으로 몰아가"

[법률방송뉴스] 지난 16일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지 오늘(25일)로 꼭 열흘째 되는데요. 법 시행 이후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관련 제보가 급증하는 등 파장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대신증권 노조가 명동 본사 앞에서 회사가 '프리젠테이션(PT) 대회'를 빙자해 직장 내 괴롭힘을 하고 있다며 회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직장 내 괴롭힘, 어디까지가 정당한 업무지시고 어디서부터가 괴롭힘일까요. '심층 리포트' 장한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후 서울 명동 대신증권 본사 앞.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대신증권 경영진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 1호 사업장이 되려는가" 등의 피켓을 든 노조원들이 시위성 기자회견을 열고 있습니다.

이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건 회사가 오는 25일부터 영업직원을 대상으로 열기로 한 '자산관리 액티브 사내 프리젠테이션 대회' 입니다.

앞서 회사는 지난 17일 프리젠테이션 대회 참가 대상자 125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 발표가 수익이 떨어지는 직원 등 일부 직원들을 이른바 저성과자로 낙인찍고 PT 대회를 빙자한 망신주기로 전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오병화 사무금융노조 대신증권 지부장]
"참가 대상자들의 면모를 보면 본사에서 지점으로 나온 지 6개월 된 영업 직원, 전략적 성과관리 대상인 자가 포함된 점 등 이것은 영업 강화 활동이 아니라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인 것입니다."

이에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사측이 대회를 취소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참가 대상자를 영업직원 전체로 확대해 대회를 강행하려 하는 등 적반하장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서 직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고 근무 여건을 악화시키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회사가 대회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입니다.

[김경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수석부위원장]
"직장 내 괴롭힘 증권업계 1호점이 되지 않도록 한 '시급한 조치를 해야 된다'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 경고로 끝나지 않고 투쟁으로 바로 잡겠다..."

회사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저성과자이고 아니고를 떠나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직원 프리젠테이션 대회가 무슨 직장 내 괴롭힘이냐는 항변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
"이게 어떤 상품을 고객자산가들이나 법인한테 이것을 팔려고 하면 상품에 대한 상품제안에 대한 PT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그런 취지로 이 대회를 진행을 하는 것이고요."

대신증권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런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PT 대회마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몰아가면 업무지시는 어떻게 시키고 회사는 어떻게 운영할 수 있겠냐고 반문합니다.

[대신증권 관계자]
"적당한 교육이 뭔지 판단해서 직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로 한 것이지 저희가 이게 특정 부분에 대해서 괴롭힘을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그것을 너무 저쪽 노조에서는 괴롭힘 쪽으로 몰아가니까..."

일단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직장 내에서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업무상 적정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현장에선 혼선과 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시행 초기 일시적인 문제라며 곧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입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대표발의]
"시행 초기단계니까 이런 저런 것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선례들을 집행해 가는 과정에서 정착이 잘 될 것이라고 봅니다."

법조계에서는 하지만 선례들이 앉아서 기다린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정치권과 법조계가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많습니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권위 있는 단체에서 유권해석을 내려서 괴롭힘은 그야말로 직원들이 실제로 직장생활에서 괴롭히지 않도록 보호하는데 초점을 둬야 되고요. 그리고 지나치게 확대해서 오히려 기업 활동이 장애를 받는 일은 없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도 어떤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현장에선 이런저런 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예 기계적으로만 대하겠다는 부작용도 일부 감지됩니다.

경영진과 노동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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