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문을 벌컥 열고 나오면 어떡하라고"... 아파트 주차장 개문사고 과실 비율
"거기서 문을 벌컥 열고 나오면 어떡하라고"... 아파트 주차장 개문사고 과실 비율
  • 한문철 변호사
  • 승인 2019.07.07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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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개문사고. 개문, 문을 연다는 거죠. 잘 가는데 앞에 있던 차가 갑자기 문을 열면, 아이고 깜짝 놀라죠. 멈추면 다행인데 너무나 가까워서 피하지 못하고 부딪히는 사고도 있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있었던 사고인데,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박차가 천천히 가고 있습니다. 양쪽에 차들이 많아서 천천히 가는데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는 저 차 옆을 지나는데 갑자기 열리는, 어허.

이 사고에 대해 블박차 운전자는 “아니, 내가 옆을 지나가고 있는데 거기서 갑자기 열면 어떻게 해요. 아니, 내가 거리가 있었으면 ‘빵’이라도 해주거나, 아니면 멈추거나 할 텐데 앞문과 뒷문 중간 정도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문을 열면 너무 가까워서 못 피하죠. 당연히 100:0이죠”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상대편 보험사는 “에이, 100:0이 어디 있어요. 개문사고는 80:20이에요. 항상 조심했어야죠. 아파트에서 주차되어 있는 차를 지나갈 때는 언제 문이 열릴지 모르니까 언제나 방어운전, 방어운전 아시죠. 방어운전 못 했으니까 80:20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이번 사고 과실 비율은 몇 대 몇일까요?

우선 보험사는 개문사고는 언제나 80:20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언제나’라는 것은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겁니다. 또 보험사에서 방어운전을 못 한 것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방어운전은 해야 할 때가 있고, 방어운전이 필요치 않은 때도 있습니다.

방어운전이 필요치 않을 때는 어떤 때일까요? 아파트라던가, 또는 주택가 이면도로, 차들이 쭉 주차되어 있습니다. 주차되어 있는 곳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주차되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안 타고 있다는 겁니다.

멀리서 보니까 주르륵 주차되어 있었는데 그중에 어떤 차가 갑자기 문이 턱 열리면 피할 수 있을까요? 못 피하죠. 주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차, 주차되어 있는 차라는 것은 사람이 없다는 거죠. 사람이 없으면 문이 열릴 가능성이 없다는 거죠.

문이 열릴 가능성이 없어서 맞은편에서 오는 차만 조심하면서 혹시 차 앞에서 차 사이에서 누가 나오나 그거만 조심해서 가는데, 갑자기 1m 앞에서 문이 턱 열리면, 그럼 못 피합니다.

따라서 주차되어 있는 차로 보이던 차, 그런 차가 갑자기 문을 열어서 부딪쳤을 때는 너무 가까운 거리였으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럴 때는 100:0입니다.

하지만 100:0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편도 1차로 도로, 왕복 2차로 도로, 또는 주택가 이면도로, 좁은 길에서 내 앞에 가던 차가 마트 앞에 차를 세웁니다. 내가 그 차 옆을 지나가는데 문을 딱 열면 그때는 100%라고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금 전에 차가 섰으니까 저 차에서 사람이 내릴 가능성에 대비해서 그 차 옆을 지날 때는 조심해서 지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어 저기 저 차가 섰네. 저 차가 당연히 나를 보겠지.”, ‘당연히’라는 것은 없습니다.

방금 멈춘 차에서 사람이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 차에 대비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90:10으로 판결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

브레이크 등, 또는 비상등, 또는 깜빡이 이런 것이 켜져 있을 때는 사람이 타고 있을 가능성에 대비해서 사람이 문을 열 것에 대비해서 조심해야 합니다.

자, 그렇다면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것을 전제로 해서 이번 사고를 보시겠습니다. SUV 차량이 후진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후진등이 들어와 있다는 것은 지금 후진으로 차를 세우고 있다는 겁니다. 후진등 들어왔다가 후진등이 꺼졌습니다. 브레이크가 계속 들어와 있습니다.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으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는 거죠. 언제까지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을까요? 여기까지, 여기까지. 블박차가 그 차를 막 지나려고 하는데 브레이크 등이 여태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그럼 블박차 운전자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 저 차 운전자가 나 오는 걸 봤구나? 나 오는 걸 보고 아직까지 열쇠를 빼지 않았구나. 시동을 안 껐구나.” 따라서 “아 저 사람이 지금 나를 봤어. 나를 봤으니까 나는 지나가면 돼.” 그런데 여기서 불과 0. 몇 초입니다. 딱 지나가는 순간 문이 열립니다.

그건 정말 블박차 운전자로서는 예상도 못 했고, 또 피할 수도 없는 100:0일 수도 있죠? 하지만 또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지만 시동 끄지 않고 파킹을 해놓고 사이드미러 당겨 놓고, 또는 평지니까 사이드브레이크 안 당겨도 되겠죠?

주차모드로 놓고 사람이 문을 열 가능성도 있죠? 따라서 저 앞에 있는 차가 브레이크 등이 들어와 있으면 사람이 내릴 가능성에 대비해서 조심했어야 한다.

그 차 지나갈 때 옆에서 가볍게 ‘내가 지나갑니다. 조심하세요. 문 열지 마세요.’ 가볍게 ‘빵’. ‘빠앙’ 하면 안 되고 가볍게 ‘빵’ 해줬더라면 그런 아쉬움이 일부 남는다는 측면에서 90:10으로 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블박차에게 완전무결하게 꼬투리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 판사에 따라 문 여는 사람이 뒤를 조심해야지 측면에서 100:0으로 판결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내릴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블박차에게도 일부 아쉬움이 있다는 측면에서 10%의 과실을 판결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는 보는 관점에 따라 100:0으로 볼 수도 있고, 90:10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한문철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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