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3일 '성접대 리베이트' 논란을 일으킨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해 밝힌 입장문.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3일 '성접대 리베이트' 논란을 일으킨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에 대해 밝힌 입장문.

[법률방송뉴스] 8년 전 공중보건의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을 둘러싼 '성접대 리베이트' 논란에 대해 공중보건의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3일 뉴스1은 공중보건의들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공보닷컴'에 '리베이트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된 것을 지난 3월에 확인했다며 그 내용을 보도했다.

게시글에는 "어제 리베이트를 수령하고 왔다. 어두운 바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신 후 따로 방을 잡아 알값을 받았다. 선 리베이트를 빌미로 약 써달라고 하면 솔직히 거절할 자신이 없다"는 등 제약사 직원의 성접대를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뉴스1은 캡처한 게시글 사진에 '지난 3월 인터넷 커뮤니티인 공보닷컴에 게시된 제약회사 영업사원-의사간 성관계 암시 관련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뉴스1이 지난 3월에 확인했다는 이 게시글은 지난 2011년에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보닷컴은 본 협의회와는 별개로 운영되는 사이트로 해당 글은 2011년 3월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의 재발 방지 및 근절과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현직 공중보건의와 의사들은 8년 전 작성된 농담성 게시글이 왜 대한의사협회와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새삼스레 보도되는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보닷컴에 가입한 의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제 와서 갑자기 회자되는 배경을 알아봐야 할 정도로 의사 파업 시기와 절묘하게 이슈화 시기가 겹친다”며 “저런 글이 올라오는 것 자체는 당연히 문제되는 일이지만 이 시점에 굳이 2011년 글을 올해 3월로 짜깁기하면서 쓰는 악의적 편집이 너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현직 의사라고 밝힌 다른 네티즌은 “자극적인 기사를 뽑기 위해 혈안이 된 기자 같다”며 “제약회사 분들도 엄연한 인격체이고 샐러리맨이다. 쉽게 생각하면 하청업체가 대기업 간부들에게 몸을 팔지 않지 않느냐”며 사실관계에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한 네티즌은 “해당 글은 어떠한 진위도 판별되지 않은 한 의사의 망상일 수 있다”며 “2011년은 리베이트 쌍벌제가 정착되기 전이어서 소위 말하는 약값에 어느 정도는 돈을 받은 의사들이 있었지만, 요즘 젊은 의사들은 대부분 근절하려고 하고 있고 저런 짓 하는 의사가 실제 있으면 의사를 갉아먹는다며 욕을 먹는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도 힘든 8년 전 익명 글을 지난 3월 확인했다며 7월이 돼서야 보도하는 이유가 의심스럽다면서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 매체와 인터뷰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복지부는 해당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공중보건의는 공무원 신분인 만큼 파면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고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글의 게시자는 현재 공중보건의가 아닌 일반 의사일 가능성이 크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측은 “공보닷컴은 의대와 치과대학 출신 공중보건의만 가입이 가능한 폐쇄적인 사설 커뮤니티로, 확인 결과 2011년에 올라온 게시글이 맞다”며 “너무 오래된 글이고 익명게시판이기 때문에 글쓴이 특정이 가능하다고 해도 사실관계를 부인한다면 규명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회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현직에 복무하고 있는 공중보건의들을 대상으로 하는 윤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2011년 게시글 작성자는 현재 공중보건의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협의회 차원에서 제재는 어렵다”며 “대한의사협회 측에 협의회의 입장문을 전달했고 향후 경찰 수사에 의협과 공조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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